꼬리를 자르고 도망가는 도마뱀처럼 2019. 12. 도망가면서 도마뱀은 먼저 꼬리를 자르지요 아무렇지도 않게 몸이 몸을 버리지요 잘려나간 꼬리는 얼마간 움직이면서 몸통이 달아날 수 있도록 포식자의 시선을 유인한다 하네요 최선은 그런 것이에요 외롭다는 말도 아무 때나 쓰면 안 되겠어요 그렇다 해서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는 않아요 어느 때, 어느 곳이나 꼬리라도 잡고 싶은 사람들 있겠지만 꼬리를 잡고 싶은 건 아니겠지요 와중에도 어딘가 아래쪽에선 제 외로움을 지킨 이들이 있어 아침을 만나는 거라고 봐요 - 이규리, 특별한 일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는 도마뱀처럼 살았다. 둥근 척 하지만 실은 모난 구석이 많아서 결단코 끊어내지 않으면 스스로를 못 이기는 탓이다. 그래, 그 땐 그게 최선이었다. 오랜 시간 수험 생활을 하면서 힘들었던 관계가 자연스럽게 정리됐다. 연.. 신탐(绅探) 2019. 12. 백우가 나온 작품을 훑어보다가 마침 웨이브에 올라와있던 을 발견했다. '백우의 탐정 수사극'이란 타이틀과 드라마 포스터가 몹시 촌스러워 보기를 조금 망설였으나ㅋㅋ 총 24부작(중드치고 아주 짧은 편)인데 매 화 에피소드가 짧고 전개도 빨라서 금세 다 봤다. - 신탐의 묘한 매력 은 추리물 장르에 충실한 드라마다. 1930년대 상하이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여러 사건을 탐정 라비(뤄페이)와 형사 진소만(샤오만)이 함께 해결한다. 1화를 보면 각이 딱 나오지만, BBC 드라마 냄새가 폴폴 난다. 음악은 거의 패러디에 가깝다. 음악까지 따라하는 건 좀 너무하다 싶었지만 셜록과 비슷한 추리물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매 에피소드마다 벌어지는 사건 해결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며, 라비의 적당한 추리.. 안녕, 나의 소울 메이트(七月与安生) 2019. 11. 영화가 개봉했을 무렵부터 끌리긴 했지만 막상 보기엔 망설여졌다. 여운이 오래갈 것 같은 영화는 심적인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나의 마음을 건드리는 영화였고, 덕분에 주말을 눈물 바람으로 보냈다. 의 진가신 감독이 제작했으며 원작 소설은 안나바오베이의 짧은 단편인데 4명의 여성 작가가 칠월과 안생 편으로 각각 나누어 각색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두 주인공의 감정선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복잡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잘 표현해 낸 것 같다. 이미 나는 주동우의 매력에 빠져버린 터라. 내 눈에는 칠월보다 안생의 삶이 좀더 안쓰럽고 짠했지만. 힘든 삶을 홀로 견뎌내는 건 어느 쪽이나 고통이었으리라 짐작이 된다. - 연애같은 깊은 우정 이야기 어떨 땐 칠월이 안생의 그림자였고 어떨 땐 .. 소설 진혼(1권-3권) 2019. 11. 이 국내에 정발되었으므로.(물론 아직 E-book으로만 볼 수 있다. 종이책은 좀 기다려야함;) 영번역이 아닌 편하게 한국어로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읽고 나니 그동안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들이 분명하게 설명이 되기도 했고. 무엇보다 드라마상에서 잡스럽게 느껴졌던 서브 캐릭터의 서사가 다 빠져서 좋았다. 그리고 장르가 퇴마XBL이니까. 장르의 기본에 충실한 것도 맘에 든다. 션웨이와 자오윈란의 깊은 내력이 담긴 기본 창세서사(넘나 길고 복잡해서 아직 완벽하게 다 이해한건 아님;)가 일 만년의 역사를 잘 보여주고, 두 사람의 감정도 깊게 이해가 되는 것이 참 속이 뻥뚫리는 기분이었다. 드라마 캐릭터와 본체 배우 다 좋아하지만. 소설 캐릭터는 더 엄청난 마력을 가져서. 드라마를 보고 소설을 읽으니 정말 시너지.. 왕허디에 대한 짧은 생각 2019. 11. 그녀의 구두가 딱딱거리면서 돌길 위를 걸을 때 어떻게 아무도 자기처럼 정신을 잃지 않는지 그녀의 베일에서 나오는 숨소리에 왜 아무도 가슴 설레지 않는지 그녀의 땋은 머리가 바람에 휘날리거나 손이 공중으로 날아오를 때 왜 모든 사람이 사랑에 미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콜레라 시대의 사랑' 중에서 로맨스 소설의 한귀퉁이를 읽으면 곧잘 왕허디를 떠올린다. 콜레라같은 무서운 병처럼 허디를 앓은지 벌써 1년이 되어 간다. 나는 왜 디디를 좋아할까 생각해보면 물론 잘생겼고 훤칠하고 귀엽고 멋지지만 그와 반대로 어딘가 열심이지만 완벽하지는 않은 엉성한 매력, 그 불완전함을 가장 사랑하는 것 같다. 디디에게 처음 빠져들 무렵 내가 쓴 글이다. "나는 왜 하필 디디를 좋아하게 된.. 러브 AND 하우스(我的真朋友) 2019. 10. 나는 요즘 중드 삼매경이다. 결말을 기다리는 것을 참지 못해서 웬만한 드라마는 완결나면 몰아보는 편인데, 는 완결난 줄 알고 시작했다가 기다리고 기다려서 겨우 마지막(48화)까지 봤다. 알콩달콩 러브신을 기대했는데 내 기대가 많이 컸던 건지ㅠ 아쉬움 가득한 결말이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마무리 지어져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주인공은 샤오펑청 역의 등륜(덩룬), 청전전 역의 안젤라 베이비가 투톱인데 서브남주인 징란 역을 주일룡(주이롱)이 맡았다. 비록 롱롱의 분량은 짰지만, 보기만 해도 눈이 호강하는 비주얼들이라 내내 보는 재미가 있었다. 게다가 중간중간에 상하이의 야경이 자주 나온다. 상하이 야경 처돌이인 나는 유성화원만 봐도 상하이 여행 충동에 시달리는데. 이걸 보는 내내 또 '하ㅠ 상하이 가야지' 생각만.. 너를 만난 여름(最好的我们, My Best Summer 2019) 2019. 10. 우리의 닝췌, 진비우가 주연한 영화 이 개봉했다. 개봉 첫 주에 달려가서 보고, 스페셜 굿즈 상영회가 있어서 한번 더 봤다. 똑같은 영화를 극장에서 두 번 보는 일이 잘 없는데 색다른 경험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줄을 서서 굿즈를 받을 땐 뭔가 두근두근 팬 사인회 온 기분이 들기도 했다. 스페셜 굿즈로 받은 포스터와 탁상달력도 넘나 맘에 들었다. 그래도 아쉬운 맘이 들어 포스터 뭉탱이를 가져가려던 친구와 나에게(참 굿즈에 목말라 보이는 두사람이었나보다;) 어떤 분이 엽서를 받는 곳을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엽서도 득템했다.(꺄) 엽서까지 받고나니 덕심이 넘실대서 춤을 추고 싶은 기분이었다. 영화관에서 진비우를 큰 화면으로 감상하니 참 좋더라. 우리 왕허디도 언능 영화 찍고 한국에서 개봉했으면 좋겠다. 부국제 .. 션교수의 치명적인 매력(feat.진혼) 2019. 10. 이 끝나고 롱롱을 앓다가 를 시작했다. 에서 주이롱이 연기한 '징란'은 이 시대의 찐유교남이라 빻은 소리만 해대고 (상큼한 롱롱의 외모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캐릭터에 정이 안 갔다. 내가 중드를 보는 이유는 (ONLY) 배우의 '잘생김'이다. 아무리 스토리가 거지개판이어도 배우가 잘생기면 다 용서가 되고 그 캐릭터를 사랑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비주얼이 완벽함에도 불구하고 징란이 왜 이리도 실망스러웠을까 생각해보니 상대적으로 내가 의 션↗웨이↘를 많이 아끼고 좋아했단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많이 욕 하면서 봤지만. 션웨이(주이롱)를 알게 해준 참 소중한 작품이다. 내가 어쩌다 션교수님을 사모하게 되었는지 그 치명적인 매력에 대해 파헤쳐 보려한다. 진혼(镇魂) 장야 끝나고 나서부턴 내내 볼만한.. 이전 1 ··· 18 19 20 21 22 23 다음 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