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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는 즐거워/电视剧(중드)

장야(将夜)

길고 긴 밤을 지나 드디어 장야 60부작 정주행을 마쳤다.(감격)

무려 두 달 반이 꼬박 걸렸다만 <장야>는 이토록 긴 시간을 들여 볼 정도로 가치가 있는 웰메이드 드라마다. 

 

무협 판타지 사극에 1도 관심이 없던 내가 장야를 시작하게 된 건 순전히 <장야2>의 주인공 배역(녕결)을 맡게된 왕허디 때문이다. <유성화원>의 차기작으로 사극이라니 (게다가 시즌1의 주인공은 다른 배우가 연기했음) 여러모로 디디에게 도전적인 과제라 느껴져서 응원하는 마음으로 일단 시즌1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디디에게도 녕결 역을 소화하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제였겠지만 나에게도 그랬다. (팬질은 참 험난한 것이로구나아)

<장야>는 원작이 소설인데 장대한 판타지 서사를 기반으로 한 무협 사극이라 극 초반에는 그 거대한 세계관과 쏟아져 나오는 인물들 간의 복잡한 관계를 소화하기가 무지 어려웠다. 그래도 원작 스토리가 탄탄하고 흥미로운 캐릭터들이 가득하며 영상미도 훌륭해서 보면 볼 수록 빠져드는 재미가 있었다.

 

긴 호흡으로 드라마를 보는 일이 익숙하지 않았지만 끝으로 갈수록 극적인 사건들이 마구 펼쳐져서 끝까지 흥미진진하다. 생각지도 못한 반전에 놀랐고 마지막 대결신도 결코 뻔하지 않아서 좋았다. 3부작으로 예정되어 있어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작품이다. 이미 <장야2>는 크랭크업 했고 내년에 나올 예정이라니 즐겁게 기다리면 되겠다.

[리뷰는 즐거워/电视剧(중드)] - 장야2(将夜2, Ever Night2)

 

장야2(将夜2, Ever Night2)

올해 1월을 손꼽아 기다렸던 이유는 장야2가 방영된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계획했던 중국 여행이 완전히 취소되고 울적한 마음을 달래려고 장야2를 시작했지만, 초반부의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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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장야>에서 특별히 좋았던 부분들을 꼽아보자.

 

1. 녕결X상상 케미

진짜 둘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

 

공주나 왕 앞에서도 절대 굽히는 일이 없이 마이 웨이를 가는 녕결이 상상 앞에서는 한없이 착한 샤오예(도련님)가 되는 것도 귀엽고 황원으로 떠난 녕결을 오매불망 기다리면서 산랄면을 챱챱 먹는 상상의 모습을 보면 너무 해맑고도 귀여워 웃음이 난다. 

 

막산산이 등장할 무렵부터는 토끼털 코트와 잘 어울리는 이 순백의 미녀는 어째 녕결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할 거 같아서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녕결이 '여인을 사랑하는 마음'을 알아버린 것이 못내 섭섭하기도 했다.(우리 상상은 어쩌구우!!)

 

그러나 뻔한 삼각 관계처럼 흘러가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막산주가 도성을 떠날 때 아련한 표정을 지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것보다 녕결이 마음 정리 속도가 빨라서 놀람)

 

녕결이 "상상의 몸을 따뜻하게 해주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라고 말할 땐 

어우 세상에 저런 로맨티스트가 없다규ㅠㅠㅠ 찐으로 감동먹고 말았다.

 

녕결은 상상이 없으면 안 되었고 상상도 마찬가지 였기 때문에 둘은 어쩌면 필연적으로 묶여있을 수 밖에 없는 상대이다. 게다가 상상은 녕결의 본명물이기까지 하지 않은가!!

 

둘이 영원히 행복했으면 좋겠다 정말ㅠㅠ

 

2. 꽉 찬 캐릭터 서사

 

<장야>에는 놀라울 정도로 많은 인물들이 나오는데(궁금한 분들은 위키피디아를 참고하시길. https://en.wikipedia.org/wiki/Ever_Night#Cast) 주요 인물들은 어떻게든 주인공인 녕결과 관계가 그물망처럼 촘촘히 이어져 있다.

 

<장야>의 주인공은 녕결(과 상상)이지만 그를 둘러싼 갈등을 각 인물들의 입장에서 다각도로 보여준다.

처음엔 조연들의 비중이 지나치게 많은 건 아닌지 걱정도 되었지만(극 몰입을 방해할까봐) 갈등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극의 개연성을 높이면서도 인물들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고전 서사에서는 인물들을 평면적으로 그리는 경우가 많은데(현대극에서도 종종 발견되지만) 주인공은 항상 선하고 올바르며 악인은 악역이라는 도구로서만 존재하는 경우 극의 몰입도를 현저하게 떨어뜨리기도 한다. 그런데 <장야>의 캐릭터들은 각자 스핀오프를 만들어도 될 정도로 어느 하나 허투루 만들어진 인물들이 없다. 

 

녕결의 마지막 적이었던 하후마저도 그가 소수민족으로서 살아온 설움과 투쟁의 역사를 생각하면 죽는 대목에서 통쾌하기 보다는 숙연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또 여성 캐릭터들은 어찌나 다 매력적이고 멋있는지ㅠ 나는 개인적으로 엽홍어가 넘나 마음에 드는데. 빨간색 도포가 정말 잘 어울리고 싸움도 겁나게 잘하기 때문이다. 옛날 무사처럼 좀 고지식한 면이 있긴 하지만 성격이 전형적인 츤데레라서 입으로는 '널 내손으로 죽이고 말거야'라고 하지만 녕결에게 검을 전수해 주는 마음 따뜻한 캐릭터다. 시즌2에는 더 흥하기를 바란다. 

 

 

이 외에도 보조개 귀여운 진피피, 잘생긴 조소수와 서원의 둘째 형님도 좋아한다. (더불어 디디와 친하게 지내주셔서 감사하구요ㅎㅎ)

 

시즌2 메이킹 영상을 보는데 양양 감독이 캐릭터의 대사와 행동을 섬세하게 코칭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정말 훌륭하고 대단한 분인 것 같다. 대하 사극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캐릭터의 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끌어가는 힘은 탄탄한 각본과 감독의 작품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3. 안녕, 진비우

 

<장야>에서 기대도 못했던 수확은 배우 진비우를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일단 중드 하나 보면 남자 배우 하나씩 앓고 보는 법이다ㅋㅋ)

 

처음엔 왕허디가 연기하는 닝췌디에게만 관심이 있어서 진비우의 연기를 별로 기대하진 않았다.

그런데 점점 진비우가 연기하는 닝췌(=녕결)에게 빠져들기 시작하면서 

누가 닝췌 연기 못한다고 했냐 다 나와!!! 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그에게 반해버렸다. 

 

진비우가 연기하는 닝췌는 겉으로는 차갑고 까칠해보여도 진피피나 사형들과 있을 땐 장난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게 귀엽다. 목소리 톤이 차분해서 서예할 때 고결한 도련님 같은 모습과도 잘 어울리며 무엇보다 감정 연기할 때 눈빛이 돌변하는게 아주 멋지다.

 

닝췌가 자신의 신분을 밝히는 신에서는 가슴이 얼마나 먹먹했는지 모른다ㅠㅠ

 

그런데. 녕결 역을 맡은 진비우는 00년생이다.(한숨)

 

01

나를 눈빛 한방으로 설레게 했던 이 아이가 17세에 <장야>를 찍었다뉘이 이 사실을 알았을 땐 정말 충격적이었다.(사실 지금도 충격)

 

<장야>에서는 긴머리를 곱게 휘날리면서 으른미를 뽐내며 누나들을 설레게 했지만서도 다른 사진들을 찾아보니 머리가 짧을 땐 소년같은 풋풋함이 돋보이는 것 같다. 

 

현재 나이 19세라고 해도 미자자나ㅠㅠ 실망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겠으나 나는 여전히 진비우의 쏘아대는 저 눈빛이 좋다.

 

진비우의 녕결에게도 정이 진짜 많이 들어서 작별하기 너무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다른 작품에서 멋진 연기를 선보일 진비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