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닝췌, 진비우가 주연한 영화 <너를 만난 여름>이 개봉했다. 개봉 첫 주에 달려가서 보고, 스페셜 굿즈 상영회가 있어서 한번 더 봤다. 똑같은 영화를 극장에서 두 번 보는 일이 잘 없는데 색다른 경험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줄을 서서 굿즈를 받을 땐 뭔가 두근두근 팬 사인회 온 기분이 들기도 했다.
스페셜 굿즈로 받은 포스터와 탁상달력도 넘나 맘에 들었다. 그래도 아쉬운 맘이 들어 포스터 뭉탱이를 가져가려던 친구와 나에게(참 굿즈에 목말라 보이는 두사람이었나보다;) 어떤 분이 엽서를 받는 곳을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엽서도 득템했다.(꺄) 엽서까지 받고나니 덕심이 넘실대서 춤을 추고 싶은 기분이었다.
영화관에서 진비우를 큰 화면으로 감상하니 참 좋더라. 우리 왕허디도 언능 영화 찍고 한국에서 개봉했으면 좋겠다. 부국제 같은 데서 상영하고 내한하면 더 좋고.
- 드라마와 영화 비교 & 엔딩 크레딧의 반전
<너를 만난 여름>은 원래 소설이 원작이고 드라마로도 유명한 <최호적아문>의 영화판이다. 나는 드라마를 보지 않고서 영화로 처음 접했다. 참고로, <최호적아문> 드라마를 먼저 본 친구가 말해주기를 서브 남주가 생략되었다는 점, 반장 역할이 외모가 조금 훈훈해졌다는 점이 다르다고 한다. 드라마에 나왔던 담임 선생님과 수학 선생님은 같은 배우가 연기해서 반가웠다고 한다.
학생시절 이야기는 <치아문단순적소미호>와 비슷한데 드라마는 전개가 길고 비슷한 에피소드의 반복이라 시간이 쌓여가는 느낌이라면 <너를 만난 여름>은 영화라서 겅겅과 위화이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압축적으로 전개되는 게 마음에 들었다. <장난스런 키스>는 너무 급전개라서 당황스러웠지만 <너를 만난 여름>은 그에 비하면 개연성도 있고 시간이 흐른 뒤 겅겅과 위화이가 만나는 대목에선 감동의 울림도 컸다.
싱그러운 여름의 풍경과 청춘로맨스의 달달하고 풋풋한 분위기가 잘 어우러진 편이다. 영화 속에 나온 노래들도 좋았는데 나는 '소름' 역할로 나온 왕소롱(汪蘇瀧)의 '耿'이 계속 생각이 났다. 물론 진비우가 부른 '최호적아문'도 잘 들었다.(비우는 노래도 참 담백하게 잘한다)
그때가 최고 였던 너와 지금이 최고인 나
최고의 너와 최고의 나 사이에 우리 청춘이 다 지나갔네
엔딩크레딧에 심금을 울리는 글귀들이 오가는데. 맨 마지막은 좀 너무 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보러 갔다가 첨에 뒤통수 맞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영화 보기 전에 미리 후기들을 읽다가 혼자가서 울고왔단 리뷰가 많아서 나는 끝에 감동코드가 꽤 큰가 보다 했다만. 큰 착각이었다. 엔딩 크레딧 다 올라가고서 잔잔한 감동을 느끼던 중 갑툭튀 고백 메시지에 놀라서 친구와 나는 벙찌고 말았다. 이래서 혼자보지 말란 거였군ㅎㅎㅎ
- 진비우와 하람두의 연기 & 좋았던 장면들
둘 다 연기를 제법 잘한다. 솔직히 많이 기대하지 않아서기도 했지만.
초반의 진비우의 연기는 좀 딱딱한 느낌이 든다. 첫눈에 위화이가 겅겅을 좋아하게 되었음에도 겅겅 앞에서 쭈볏대는 그 어색함이 서툰 연기에서 나오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진비우의 설익은 연기뿐만 아니라 고슴도치 머리도 참 거슬렸다. 장발의 닝췌만 보다가 까까 머리 청년을 보니 조금 낯설었던 탓이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진비우는 외모도 연기도 점점 좋아진다. (머리 기른 위화이는 사랑입니다.)
어른이 된 위화이가 등장하는 신은 언제봐도 설레고. 침대에서 겅겅이 망상하는 장면(위화이의 상큼한 미소♥)은 정말 골때릴 정도로 당수치가 올라간다.
특히 담배피우는 장면은ㅠㅠ 볼 때마다 설레서 가슴이 요동쳤다. 진비우는 이런 퇴폐적인 분위기랑 참 잘 어울린다. <장야> 때도 그랬지만 슬픈 감정을 담아내는 그릇이 좋은 배우란 생각을 했다.
하람두는 조그맣고 귀여운 스타일의 여자아이로 어릴 때의 백진희를 조금 닮았다. 겅겅이 폴짝폴짝 강아지처럼 뛰어 댕기는 장면도 귀엽고 위화이 앞에서 어쩔줄 몰라서 눈을 굴리는 표정도 정말이지 너무 귀엽다. 겅겅이 숨을 헐떡이면서 달리는 모습을 볼 땐 마음 한구석이 찡하고 아련해지기도 했다.
키 차이가 많이 나는 둘이 서로 알콩달콩 장난 치는 장면도 좋았고. 위화이가 자다가 교실에서 쫓겨났는데 쫄쫄 따라나온 겅겅에게 앞으로 샤오예(주인님)라 불러라 하는 장면에서 '닝췌야~~~우리 닝췌~~' 소리지르고 싶었다. 아마 <장야> 본 사람들은 비슷한 반가움을 느꼈으리라.
겅겅 위화이(耿耿于怀)는 '항상 마음에 두고 있다'는 뜻이다. 아직은 어린 새싹같은 진비우가 무럭무럭 자라서 좋은 배우가 되기를 바란다.
'리뷰는 즐거워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관에서] 작은 아씨들, 기억의 전쟁, 메기 (0) | 2020.03.07 |
---|---|
가볍고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feat. 넷플릭스) (0) | 2020.02.25 |
그녀(her) (0) | 2020.01.12 |
안녕, 나의 소울 메이트(七月与安生) (0) | 2019.11.22 |
먼 훗날 우리(后来的我们) (0) | 2019.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