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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는 즐거워/영화

가볍고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feat. 넷플릭스)

맘 먹고 봐야하는 긴 시리즈나 무거운 영화를 보기가 망설여 질 땐, 가벼운 로맨스 코미디가 제격이다.

극장에 가긴 귀찮고 누워서 편히 쉬고싶을 때, 취향대로 골라볼 컨텐츠가 가득한 넷플릭스는 OTT계의 편의점 같은 존재다.(뭐든 고르면 평타는 친다는 뜻)

넷플릭스 로코물을 가벼워서 좋아했다가 최근엔 이런 가벼운 군것질도 시들해 졌지만, 틈틈히 잠들기 전 챙겨본 리스트를 정리해 본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넷플릭스 오리지널 로코는 비슷한 전형성이 돋보이는 것 같다. 진행 속도가 빠르고,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별로 없다. 그래서 즐겁게 보다가도 감흥없이 빠져 나오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별점은 '로맨스(설렘지수)'와 '코미디(이야기의 흥미진진함)' 만을 기준으로 삼았다.

어쩌다 로맨스(Isn't it Romantic, 2019) 

로맨스 ★☆ 코미디

로맨틱 코미디를 극혐하는 주인공 나탈리가 어쩌다 로맨틱 코미디 세계의 주인공이 된다는 아주 기막힌 설정의 이야기다. 로맨틱 코미디의 클리셰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빵터지는 웃음을 선사한다.

가장 현웃 터졌던 부분은 로맨틱 코미디 세상에서는 욕을 하면 삐처리가 되고 잘생긴 남주(무려 리암 햄스워스!)와 키스신까지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섹스를 하려고 하면 갑자기 이야기가 원점으로 돌아옴ㅋㅋㅋㅋㅋ 

너무 잘 알고 있는 코드를 유머로 잘 활용한 사례가 아닐까.

상사에 대처하는 로맨틱한 자세(Set it up, 2018) 

로맨스 ★☆ 코미디

난폭하고 스토익한 상사에게 시달리는 직원이 서로 힘을 합쳐 두 상사를 연애시키려다 자기들이 연애한다는 이야기다.

결말을 알고보면 좀 김 빠지지만 그래도 두 사람이 맺어지는 아슬아슬한 과정을 지켜보는 게 로코의 흥미요소 아니겠나. 

<미녀 삼총사> 시리즈로 유명한 루시 리우가 나오길래 호기심에 보게 됐다. 아주 짧고(잠들기 전 보기 좋음), 예고편만큼 딱 적당히 재밌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To all the boys I've loved before, 2018)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P.S. 여전히 널 사랑해(To All the Boys: P.S. I Still Love You, 2020)

로맨스 ★☆ 코미디

한국계 미국인인 10대 청소년이 주인공인 로맨스 이야기다. 원작 소설이 인기를 얻어 영화로 제작됐고, 최근에 시즌2가 나왔다.

시즌1에서는 라라진과 피터가 만나게 된 이야기고 시즌2는 그 후속 이야기를 다룬다. 

마법같은 사랑이 맺어진 후 라라진은 끊임없이 불안해하는데, 그 와중에 '존'이라는 서브 남주가 들어와 라라진의 마음을 휘젓는다. 이 묘한 삼각관계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 시리즈를 연상시킨다. 

뭐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도 그렇듯, 그 어떤 스윗가이가 나타나도 잘생긴 남주 하나 못 이겨내는 법이다.(결과는 피터의 피지컬이 승리)

시즌3도 나온다는데 별로 기대되는 건 없지만 시리즈에 애정이 생겨버렸으므로 나오면 볼 것 같다.

시에라 연애 대작전(Sierra Burgess loser, 2018)

로맨스 ★☆ 코미디 ☆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를 처음 봤을 무렵, 노아 센티네오 인터뷰를 보다가 자기의 실제 성격은 <시에라 연애 대작전>의 '제이미'에 가깝다는 얘길 듣고 궁금해서 찾아 봤다.(노아 센티네오가 여기서 확실히 매력적인 캐릭터이긴 하다.)

학교의 인기남 제이미를 좋아하게 된 여주 시에라는 똑똑하고 재능이 많지만 외모 자존감이 낮은 편이다. 우연한 사건으로 제이미와 연락하게 됐는데, 시에라는 학교에서 잘나가는 인기녀 베로니카를 사칭하게 된다. 

처음에 적대적이었던 베로니카는 시에라와 도움을 주고 받으며 제이미와의 연결고리로 활약한다. 자존감에 대해 고민하는 시에라의 이야기가 꽤 현실적이며, 베로니카라는 캐릭터도 입체적이라서 좋았다.

음악도 좋고, 마지막 제이미의 고백신도 아름답다. 노아 센티네오가 트위터에 그렇게 오글거리는 문장을 많이 올린다던데, 노아는 '로맨티스트'가 되고 싶나보다.

퍼펙트 데이트(The Perfect Date, 2019)

로맨스 ★☆ 코미디 ☆ 

노아 센티네오의 인기에 힘입어 본격 노아 굴려먹는 영화 시리즈다ㅋㅋ

예일 대학을 가고 싶은 주인공 브룩스가 학비를 벌기 위해 친구와 주문형 데이팅 앱을 개발하고 연애에 관심 없는 부잣집 여자애랑 잘 된다는 이야기다.

연기도 좋고 여주와 남주의 케미도 다 좋았는데, 캐릭터의 현실성이 좀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데이팅 앱이 많이 보편화 된 요즘에 연애를 팔아 돈을 버는 설정도 좀 현실감이 떨어지고, '제발 나가서 연애도 좀 해라'라고 말하는 부모님 너무 이해가 안 됐다.(놔두면 알아서 잘 할 연애ㅋㅋㅋ 지금이 무슨 중세시대도 아닌데 강제로 무도회에 보내는 부모라니)

그리고 예일 대학은 인맥만 있으면 참 쉽게 들어가는 대학이었구나. 예일대 의문의 1패.

키싱 부스(The Kissing Booth, 2018)

로맨스 ★☆ 코미디

제목부터 감이 오지만, 하이틴 로맨스에 온갖 자극적인 조미료가 다 들어갔다. (19금이니까요)

절친의 형이자 학교의 인기남을 사랑하게 된 여자 주인공의 로맨스 이야기다. 여주 외모도 귀엽고, 자아도취형 미남 노아는 외모가 훌륭한 개연성이 된다. 

그 중에 인간적인 매력을 갖춘 조엘도 참 귀여웠는데, 형에게 친구를 뺏긴 심정이 얼마나 고달팠을까 생각하면 좀 맘이 쓰렸다. 

실제로 두 주연 배우들이 촬영 후에 커플이 됐다가 헤어졌다고 한다. 이것도 후속편이 나온다는데, 볼 지 말 지는 고민이 된다. 

우리 사이 어쩌면(Always Be My Maybe, 2019)

로맨스 ★☆ 코미디

앨리 웡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모르고 이 영화를 봤다. 그저 으른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주인공인 로맨스가 궁금했을 뿐.

여자 주인공은 삐까뻔쩍한데 남자 주인공은 상대적으로 너무 초라해보여서 매력이 좀 떨어졌다. 중간에 브레이크 댄스 같은 거 추는데도 전혀 멋있어 보이지 않고ㅠ 남주가 한국계인 설정인데, 음식할 때 칼 대신 가위 많이 쓰는 부분에서 빵터지긴 했다.

키아누 리브스가 깜짝 출연하는 대목에선 조금 놀랐다. 존윅 예고편 보다가 이 영화 속 코믹한 캐릭터가 떠올라서 전혀 집중이 되질 않더라ㅋㅋㅋ(앞으로 내내 생각날듯)

하지만, 앨리 웡의 스탠드 업 코미디가 훨씬 신랄하고 재밌읍니다.

-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영화(오리지널X)

오리지널 영화를 제외하고 넷플릭스 영화는 컨텐츠도 적고 업데이트가 굉장히 느린 편이다.(그래서 내가 왓챠로 갈아탔지^^) 그래서 넷플에서는 주로 철지난 로맨스 코미디 영화를 찾아 본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처럼 고전은 고전 나름대로 재미가 있다.

저스트 프렌드(Just Friends, 2005)

로맨스 ☆ 코미디 

라이언 레이놀즈의 익살스러운 로맨스를 보고 싶어서 <저스트 프렌드>를 봤다. 로맨틱 코미디라기 보다 슬랩스틱 코미디에 가까웠는데 아쉽게도 노잼이었다ㅠㅠ 

라이언 레이놀즈는 여기서 뚱보였다가 환골탈태한 사람으로 나오는데, 생각보다 뚱보 시절의 비중이 많아서 아쉬웠다ㅠ 잘생긴 사람은 잘생긴 사람으로 나오는 게 좋다.

프로포즈(Proposal, 2009) 

로맨스 ☆ 코미디 

<프로포즈>에서 라이언 레이놀즈는 산드라 블록의 찌질한 비서역할로 나오는데 알고보니 알래스카의 부잣집 아들이었다. 어쩌다 둘은 위장결혼을 하게 되었고, 서로의 관계가 역전되면서 사랑이 시작되는 뭐 그런 뻔한 스토리다.

시종일관 서로 티격태격하다가 마지막에 잠깐 달콤하다. 라이언 레이놀즈가 다 벗고 춤추는 장면은 감사하다.  

라이언 레이놀즈를 보려다 산드라 블록의 섹시함에 치이고 말았지만. 요즘 나오는 미드에 비해 너무 건전한 장면들밖에 없어 조금 아쉬웠다.

프렌즈 위드 베네핏(Friends with Benefits, 2011) 

로맨스 ☆ 코미디 

실망할 거 알고 기대없이 봤다. 스토리는 예상대로 끝이 흐지부지인데. 섹스도하고 사랑도 나누면서 '친구'에 집착하는 두 사람이 철부지 어린아이 같았다. <친구와 연인사이(No strings Attached, 2011)>의 좀 어린 버전 느낌인데, 두 작품 모두 내 취향이 아니다.  

이런 로코는 순전히 배우빨로 먹고 가는 법이다. 그래도 배우들의 연기는 꽤 볼 만했다.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끼쟁이인데다 노래 잘하는 몸짱이다.(그런데 왜 비호감인걸까) 밀라 쿠니스는 몸매 얼굴 뭐 다 완벽하며 목소리가 참 매력적이다. 엠마 톰슨은 또라이 전여친 역할을 너무 잘한다.(이 구역의 신스틸러답다!)  

러브 액츄얼리(Love Actually, 2003)

로맨스 ☆ 코미디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은 크리스마스 영화인데, 정작 나는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다시 보는지 알겠다. 명작은 명작이다.

사랑에 관련된 연작소설처럼, 각 인물들의 러브 스토리가 독립적으로 전개되다가 나중에 인물들이 어떻게 연결되었었는지 보여주는 식이다. 정밀화였다가 다시 줌 아웃하니까 보편적인 사랑 이야기로 묶이는 느낌이다. 

생각보다 나오는 에피소드들이 하나도 가볍지 않았고, 그 어떤 사랑도 뻔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입도 잘 됐고, 그 어떤 로맨스보다 낭만적이라고 느껴졌다.

특히 나는 콜린 퍼스의 언어와 문화를 초월한 고백이 기억에 남는데, 물론 콜린 퍼스의 외모 덕분이겠지만. 본격 고백하기 전의 그 망설임과 주저하는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럽던지ㅠㅠㅠ

크리스마스 영화로 유명한 <로맨틱 홀리데이(The Holiday, 2006)>도 봤는데 이건 '주드 로'의 외모말곤 별로 기억에 남는 게 없었다.(아직 머리 라인이 남아있던 시절ㅠㅠ) 분명 넷플에서 봤는데, 다시 찾아 보니 검색이 안 되어서 리스트에서는 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