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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는 즐거워/电视剧(중드)

필취여인(必娶女人, Marry Me or Not)

<상견니>에 한창 심취해서 허광한, 시백우 필모를 뽀개다가 최근엔 가가연의 전작들도 보기 시작했다. 

가가연은 활동 경력이 오래 되기도 했고, 주연한 작품들도 아주 많아서 어디서부터 거슬러 올라가야하나 고민이 됐다.

우선은 넷플릭스에 있는 작품부터 보자 싶어서 2015년 작품인 <필취여인>을 고르게 됐다.

*TMI 중드 작품(특히 현대극)을 볼 때 넷플을 선호하는 이유는 원어 자막을 함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내 중국어 실력이 미천한 까닭에 언어공부엔 그닥 도움이 안 됐다.(대만 드라마는 번체 자막이 꽤 산만하게 느껴져서 마지막에는 다 끄고 봄ㅋㅋ) 

지금은 시간이 흘러서 화장이나 패션이 조금 촌스러워 보여도 일단 주연배우들 연기가 탄탄해서 보는 데 어려움은 없다. 총 15화인데 매 회차마다 전개가 빠르고 내용도 전혀 식상하지 않은 편이다. 

게다가 <초식립정아애니>의 여주 증지교가 꽤 비중있는 조연(하오성난 역)으로 출연했다. 가가연과 함께 한 작품이 많지만 이 작품에서는 두 사람의 불꽃튀는 대결을 보여줘서 흥미로웠다. 두 배우를 좋아한다면 꼭 봐야할 드라마다. 

*'월계'의 노언택도 차이환전 전남친 역(도민준 흉내내는 역할)으로 잠깐 출연함ㅋㅋ

 

캐릭터 및 줄거리 소개

제목이 '필취여인'인데 직역하면 '꼭 결혼해야 하는 여자'다. 제목 속의 '결혼'과 '여자'라는 단어가 마치 뻔한 로맨스 서사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제목의 첫인상과 다르게 여성이 일과 사랑을 쟁취하는 과정을 참신하게 풀어냈다. 주인공들의 케미가 돋보이며 한 성격하는 인물들이 티격태격하다가 정드는 과정도 재미있다.

주요 인물들이 죄다 불같은 성격인 것이 좀 독특하다.(둥근 구석이라곤 1도 없음)

물론 요즘 한드의 자극적인 스토리에 비하면 순한맛이지만, 독특한 캐릭터들도 보다보면 매력이 있어서 점점 빠져든다. 

야무지고 똑부러지는 포스의 차이환전

가가연이 연기한 주인공 차이환전은 일이든 연애든 필사적으로 뛰어드는 완벽주의자다. 여행사 마케팅 팀장으로서 영업 에이스로 불리우며, 잘생긴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앞둔 엄친아 같은 존재다.

그러나 결혼식 날 남친으로부터 배반을 당하고 만다.

억센 시누이처럼 보이지만 하나도 밉지 않은 캐릭터, 하오성난

대학 때 단짝이었던 환환과 성난은 같은 업계에서 일하면서 줄곧 서로를 의식하며 경쟁하는 관계다. (그러나 서로에 대한 감정은 거의 '애증'에 가까움.)

하오성난은 질투와 복수심에 눈이 먼 나머지 친오빠인 하오멍(저스틴)을 두고 환환과 삼각관계를 펼치게 된다.

이혼 전문 변호사 하오멍씨, 왜 항상 눈빛이 촉촉한건지...

환경과 가족을 사랑하는 하오멍은 동생의 부탁으로 남자친구인 척 연기를 하다가 이내 환환을 진심으로 좋아하게 된다.

자신의 인생관이 뚜렷한 소신남인데 환환과 가족의 등쌀에 못 이겨 여기저기서 계속 이용당하고 버려진다.

남주가 왜 이렇게 비련미가 가득할까 싶었는데, 배우 구택의 눈빛이 촉촉해서 더 가련해 보이는 듯ㅋㅋㅋ

 

반드시 사랑할 수밖에 없는 여인(결말 스포 주의)

두 사람의 첫 만남 엘리베이터 신 - 초반부터 말로 격하게 싸워댄다

'결혼하고 싶을 정도로 사랑받는 여자'가 되는 것이 목표인 차이환전이지만, 늘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애정 문제로 고통을 겪는다. 그러다 자신을 진심으로 아끼는 남자, 하오멍을 만나며 서서히 변하게 된다.

뜻하지 않게 하오멍과 사랑에 빠지지만 그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는 차이환전의 모습이 참 귀여웠다.

운명처럼 둘이 이어지고 나서 환환은 경쟁사의 모함을 받아 스캔들이 터지고, 시끄러운 틈을 타 하오멍과 함께 부산으로 여행을 떠난다.

갑자기 부산 여행 홍보대사 같은 모습의 두 사람

내가 전혀 대만 드라마에 관심 없을 때 이들이 부산에 와서 이렇게 많은 분량의 여행 장면을 찍고 갔다뉘이ㅋㅋㅋㅋㅋ 그 장면들을 내 고향인 부산에서 보고 있노라니 헛웃음이 절로 났다. 

부산 크라운 하버 호텔에 묵으며, 알콩달콩 신혼 부부 분위기를 잘 살려 부산 홍보를 톡톡히 한다.(심지어 둘이 사랑하는데 헤어져야하는 짠한 상황인데도 배경은 따로 노는 느낌이다)

극 중에서 한국 드라마 언급도 많은 편인데, 이 즈음 한류 열풍이 대만에서도 거셌나 보다.

후반부에 한국인 역할 김성은씨가 등장하면서 한국식 막장 스토리가 진행되는 부분은 아, 정말 괴로웠다. 이복형제와의 갈등이며 복수며 이야기가 너무 뻔해지는 것 같아서다.

멀끔한 한국인 역할로 나와서 거 사기치고 그러지 마요.

하오멍의 어머니가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하면서도 아들에게 선 보고 결혼할 것을 강요하는 대목도 보기 힘들었다.

하오멍이 이혼 전문 변호사의 길을 택하며 사람의 마음을 믿지 않게 된 건 부모의 세대의 잘못이 크다. 물론 자식이 자신처럼 힘들어지길 바라는 마음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자식의 결정을 존중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K하트했으니 내한하셔요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이 잘 되고, 해피엔딩을 맞아서 마음이 편해지긴 했다만. 남자복 없는 하오성난이 나는 조금 안타까웠을 뿐. (그냥 한국 남자 만나지 마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행운이란 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닐테니까. 

 

가연지에 사랑해요♥

<필취여인>은 <상견니>와 감독은 다른데, 같은 작가진(簡奇峯、林欣慧)의 작품이다. <필취여인> 속 가가연의 팔색조 매력을 보고나면, <상견니>의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제대로 알 수 있다.

[리뷰는 즐거워/电视剧(중드)] - 상견니(想見你, Someday or One Day)

 

상견니(想見你, Someday or One Day)

상견니 보기 전 주의하세요. 지독한 후유증을 앓을 수 있거든요. 이틀만에 밤새서 다 보고, 한 달 동안 <상견니> 앓이를 하고 있다. 초반의 꽤 심각한 분위기를 이기지 못해 잠깐 멈추기도 했다만

missedblog.tistory.com

<상견니>에서 황위쉬안이 털털하고 발랄한 성격이라면 <필취여인>의 차이환전은 하나에 꽂히면 사력을 다하는 투견같은 모습으로 무장했다.

물론 겉과 다르게 속은 여려서 상처도 잘 받고 정에 약하기도 하지만 늘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 강인한 모습이 멋졌다.  

밖에서는 하이힐에 노출정장이지만 집에서는 귀여운 강아지 같은 모습이 사랑스러움

자칫하면 비호감으로 보일 수 있는 캐릭터지만(욕망하는 여성에 대한 비틀린 시선때문에), 가연지에의 연기 덕분에 캐릭터가 더 입체적으로 살았다는 느낌이다.

최근 가가연은 <상견니>로 2020 대만 금종상 여우주연상을 탔다. 가연지에 앞으로도 승승장구 하시길!!

더불어 증지교와 또 새로운 작품(無神之地不下雨)에서 만난다고 하니 무척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