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효경찰이 12년 만에 다시 부활했다고 해서 기쁜마음으로 시효경찰 시리즈를 다시 정주행했다.
웨이브와 왓챠에 시즌1(시효경찰), 시즌2(돌아온 시효경찰)가 올라오고 최근에는 2019년 10월에 방영된 시즌3 <시효경찰 시작했습니다>까지도 정식으로 들어왔다.
미키 사토시의 거대한 농담집같은 이 시리즈가 오래토록 사랑받은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누가 뭐래도 나는 내 길을 가겠어'하는 연출자의 확고한 고집이 느껴져서 좋다.
심각할 일이 전혀 없는 사건 전개와, 추리물인지 개그물인지 헷갈리는 가벼운 설정, 아무 말이나 떠들어 대는 것 같지만 완벽하게 합이 딱딱 맞아 들어가는 리듬 속에서 세상만사를 그저 느긋하게 지켜보는 재미가 있달까.
10년 전에도 이런 톤을 좋아해서 미키 사토시 작품들을 정주행하곤 했는데, 내가 아는 추억의 그 맛 그대로를 간직한 작품을 이렇게 다시 만나다니 감개무량하기도 했다.
시효경찰 시작했습니다, 12년만에
시즌3는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낡은 세트장과 시효관리과의 유루유루한 분위기, 키리야마와 미카즈키군을 비롯한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까지 다 그대로였다.(어째 쿠마모토 과장 빼고 사람들이 늙지를 않아ㅋㅋㅋㅋ)
매 시즌마다 바뀌는 조연들이 있고, 사건마다 게스트로 유명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시즌3에서는 요시오카 리호가 탐정과의 새로운 인물로 나오면서 분위기가 더 밝아졌고, 코유키, 나카시마 미카, 무카이 오사무, 야마자키 켄토 등등 매화 게스트가 빵빵해서 보는 재미도 있었다.(오와라이 콤비 살인사건에서는 공기계단이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해서 반가웠다.)
미국 FBI로 파견을 갔던 키리야마가 12년 만에 일본으로 귀국했다는 설정인데, 여전히 미카즈키는 키리야마를 짝사랑하는 마음을 품고서 시효사건을 취미로 조사하는 일을 돕는다.
관찰력이 뛰어난 키리야마가 사건의 모순을 발견해 내거나, 우연히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추리하는데. 풀리지 못한 채로 시효가 만료된 사건의 실체를 밝혀내고서 그들이 죄를 인정하면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겠습니다' 카드를 건네는 과정은 다시 봐도 흥미진진하다.
카드가 날로 진화해가는 것도 깨알 포인트이며, 예전에는 꽤 점잖은 편이었던 키리야마도 (시효관리과 사람들에게 물들었는지) 방정맞게 과장된 리액션도 많이 보여준다.
시간이 흘러도 바래지 않은 캐릭터들의 귀여움, 시효경찰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여전해서 좋았다.
덧) 시이나 링고가 부른 주제곡 <公然の秘密>도 취향저격ㅠㅠㅠ
키리야마와 미카즈키의 애정전선의 행방은?
12년만에 재회한 키리야마와 미카즈키는 시즌3에서도 애매한 애정관계가 여전히 진행중이다.
키리야마는 정말 시효사건에만 몰두하며, 미카즈키는 어떻게든 틈을 노려 키리야마의 마음을 잡으려 애쓴다.
둘 중 어느 하나가 마음이 흔들릴 만한 결정적인 계기가 없어서 인지 매 시즌 그렇게 얼렁뚱땅 넘어가기도 했는데, 요번에는 키리야마의 마음을 보여주는 한 방이 나오긴 한다.
미카즈키의 고백신에서 나는 울컥하고 말았는데ㅠㅠㅠㅠ 미카즈키 정말 인내심 대박이고, 매정하게 떠나버린 키리야마 너무하다ㅏㅏㅏ
두 사람의 결실이 맺어지면 이 시리즈가 끝나버릴까봐 불안 초조한 마음도 있지만ㅠㅠ "미래에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키리야마가 언젠가 지킬 날을 고대하는 수 밖에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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