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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는 즐거워/电视剧(중드)

귀찮아서 한꺼번에 하는 중드 리뷰

귀찮아서 리뷰를 하지 않았을 뿐, 여전히 숨 쉬듯이 드라마를 보고 있다. 

마침 봉쇄도 됐고 갇힌 김에 이때까지 본 중드나 정리해보겠다.

별점은 아주 주관적인 평점으로 매겼고, 리뷰도 생각나는 대로 막 썼다. 혹시 보실 분들은 스포 주의하시길.

 

1. 친애적자기(亲爱的自己★★★☆☆

드라마가 너무 마라맛이라는 얘기가 많아서 한참 보기를 주저하다가, 상하이와 주일룡이 보고 싶어 뒤늦게 시작했다.

이건 뭐 써모스 화보집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정장 입은 예쁜 키링남 천이밍이 리쓰위에게 다정하게 구는 모습이 귀엽다. 

하지만 달콤한 시간은 짧고, 인생은 가혹하게도 그들의 뒷통수를 세게 후려친다.

천이밍은 실직 이후 자존감이 수직 낙하하고, 리쓰위와의 결혼과 상하이 드림도 포기 못한 상태에서 쯔루지에의 교묘한 속임수에 넘어간다.

결혼의 문턱에서 창업 문제로 싸우다 결국 쓰위와 이밍은 헤어진다. 사실 둘은 왕쯔루에게 사기 당한 것이나 다름 없지만, 나는 두 사람이 애초부터 도무지 잘 될 것 같지 않았다.

둘이 아무리 사랑해도 결국엔 자기 자신을 제일 사랑하는 법. 한 쪽은 결혼을 너무 하고 싶어하고, 한 쪽은 결혼보다 중요한 게 더 많은 상황에서 한 쪽이 양보하는 건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니니까.

그렇게 천이밍의 존재가 옅어지고 난 후 새롭게 등장한 연하남 관샤오탕(적자로)!

아 정말 막판 고구마 전개 너무 답답했는데, 그의 등장만으로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누나 앞에서 아픈 척 하다가 관심 주니까 '내가 아프면 누나가 약이에요'라고 말하는 연하남이라니ㅋㅋㅋ너무 사랑스럽잖아요!

성실한 부하 직원은 아니지만 누나를 향한 열렬한 끼부림과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기억에 남는다.

마라맛 급전개와 결말까지 보고나면 "작가 양반 꼭 이래야 했냐?" 멱살 잡고 묻고 싶긴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잘 만든 드라마라 생각한다. 

외롭고 힘든 인생을 살고 있는 모두에게 연민이 느껴지는 서사라 삶이 괴로울 때 보면 은근 위로가 된다.

주일룡과 적자로가 예뻤으니 별점은 후하게 3점!

 

2. 하선생적연연불망(贺先生的恋恋不忘★☆☆☆☆

하선생 보고 싶어서 목 빠지게 기다리다가, 쿠팡 플레이 무료 기간에 몰아봤다.

기대치에 못 미치기도 했지만, 이건 좀 너무 하다 싶을 정도로 대충 뚝딱 만든 것 같은 드라마다.

아역 배우의 귀여움과 위철명의 예쁜 수트핏 이미지를 제외하곤 이 드라마만의 매력을 찾기 어려웠다.

물론 내가 완미선생의 '장 교수'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깊기도 하고, 그 작품 때문에 기대가 커진 탓도 있지만. 장 교수에 비해 '허차오옌'은 너무 별로인 캐릭터다. 

여주에게 다정해도 모자랄 판에 여주한테만 괴팍한 남주 설정도 너무 구지고. 게다가 친위웨는 그런 남자한테 왜 반하는 건지ㅠ 아동심리 전문의로서 직업정신은 프로지만 남자 앞에서 자의식이 너무 없다. 사기 당하기 딱 좋은 타입.

전체적인 내용도 이게 무슨 2022년에 '파리의 연인' 보는 느낌인가 싶었다. 이 서사를 납득시킬 만큼 위철명이 또 그렇게 매력적이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

계약 결혼으로 친위에를 애기 돌보는 가정교사로 일방적으로 고용해놓고서, 뭐든 돈으로 해결하려는 부자의 오만함과 뻔뻔함 과시, 그리고 계약서 운운하면서 자기 기분 상한거 다 친위웨 탓으로 돌리는 것도 괘씸했다.

막판에는 고모와 새 여자의 등장으로 뻔한 전개를 보여줬고, 허씨의 기억이 돌아오자 둘의 운명적인 사랑이 이 모든 난관을 이겨낸다.

별 기대하지 않고 봤다면 이리도 실망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애기 샤오바오가 많이 귀여웠으니 별점을 하나 주고 싶다.

 

3. 무신지지불하우(無神之地不下雨) ★★★☆☆

처음에 포스터만 봤을땐 약간 어두운 분위기의 판타지물인가 했는데 생각보다 가볍고 밝은 분위기였다.(갈수록 어두워지긴 함)

환경 오염 문제를 샤머니즘적으로 풀어낸 현대극이라고 해야하나. 설명하기 좀 애매하긴 하지만 신들의 이야기 내용 자체가 흥미롭긴 했다.

주인공인 증지교와 악역 가연지에를 비롯해서 거의 다 아는 배우가 나온다. 그리고 카메오로 왕쯔와 허광한까지 나오니 아주 대박 혜자 드라마다.(게다가 허광한은 배우 허광한 역할이다)

조물주 얼굴에 뽀뽀하고 극락가고 싶어지는 얼굴

주인공 셰텐디가 허광한 팬 클럽인 한바오라서 허광한 굿즈 받고 기뻐하는 장면 너무 웃겼고, 자신의 모습을 바꿀 수 있는 조물주가 허광한 등신대의 모습으로 변신해서 나타나는 모습에서 자지러졌다. 나도 왕허디 얼굴 보고 극락가고 싶다. 

'신이 없는 땅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라는 제목 그대로 셰텐디를 보호하려던 비의 신이 능력을 잃게 되면서 인간 셰톈디와 비의 신의 알콩달콩 로맨스까지는 제법 흥미진진했다.

이들 사이를 갈라 놓으려는 바람의 신과 조물주 사이의 어두운 내막이 밝혀지면서 이야기가 아주 복잡스럽게 꼬이는데, 다행스럽게도 구름의 신(가가연)이 나타나 기억의 빗으로 정리를 해준다.

막판 전개가 너무 꼬여서 조금 이해가 안 되기도 했지만, 셰텐디와 비의 신이 무사히 일상으로 돌아간 것을 보고 마음이 놓였다.(은근 둘 다 사라지게 될까봐 마음 졸였음)

상견니 제작진이 만든 드라마라 기대가 컸는데 뒷부분 이야기의 반전을 위해 너무 앞부분을 소모한 느낌이 커서 좀 아쉽다.

배우들 보는 재미가 일단 쏠쏠했고, OST도 다 좋다.  shi shi의 《雨不停, 流》 노래도 너무 좋고, 셰텐디가 기도할 때마다 흘러나오는 노래의 독특한 분위기도 좋았다.

중드만 보면 너무 답답할 때, 대만 드라마를 봐줘야 한다. 짧고 확실히 더 세련됐고 재밌다. 

 

4. 애상북두성남우(爱上北斗星男友) ★★★☆☆

별그대를 보지 않은 한국인이라도 이 드라마가 별그대 짭드라마인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그만큼 설정이 조잡하고 유치하다. 저 세상 악역이 온갖 막장 전개를 펼치면 북두성에서 온 츠위가 이걸 다 막아낸 후 시간을 뛰어넘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킨다는 이야기다.

 이미 알고서 봤는데도 장명은이 연기한 츠위는 너무 똥멍청이 무뜬금 캐릭터다.

레드를 너무 사랑하는 츠위

요상한 패션에도 불구하고 장명은이 너무 잘생겼고, 로코여신 쉬루랑 아주 꿀케미를 보여준다.(이 둘 케미 뭐지? 싶었는데, 둘이 이 드라마에서 만나서 사귀었다가 헤어졌다고 함)

이상한 판타지 설정만 빼면 사실 잔잔바리 코미디가 웃기긴 하다.

장명은의 앞치마 씬 정말 치명적이고. 가짜 CP 연출하던 두 연예인이 진짜 커플 되는 이야기도 나름 재밌었다.

전직고수에서 팀 씽신에 가장 마지막에 합류했던 그 친구가 서브 커플로 나와서 반가웠다.

짝사랑남을 쫓아다니는 왕샤오미가 자꾸 눈에 들어와서 검색해봤더니 왕허디랑 같은 회사의 배우인 두안샤오웨이였다. 어쩐지 어디선가 본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다.

여기서는 댕댕미 넘치는 돌진녀지만, 뭔가 슬픈 연기를 해도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얼굴이 약간 일본스러우면서도 독특한 분위기가 있어 매력이 있다.

웃을 일 없었던 격리 생활에 장명은을 보면서 웃게 해줬으니 별점을 후하게 줬다. 

 

5. 곡주부인(斛珠夫人) ★★★★★

이 드라마를 이렇게 오래 볼 생각은 없었는데, 한 30화까지 재밌게 보다가 갑자기 WeTV 무료 기간이 끝나서 한국 방영 끝날 즈음에서야 완결을 봤다.  

고장극은 너무 길어서 손을 잘 안 댔었는데, 곡주부인 역시 길긴 하지만(총 48화) 그렇게 길게 안 느껴진다. 원작이 소설이라고 하는데, 서사가 탄탄하고 배우들도 다 연기를 잘한다.

양미는 예능에서만 보고 드라마로 처음 봤는데, 목소리가 넘나 또랑또랑하고 귀엽다. 진위정이 연기하는 방감명은 말 없이 사랑을 표현하는 잔잔한 츤데레로 '불야'의 이미지랑 흡사하다.

여기서는 불야 섹시에 더듬이까지 합세해서 요상한 분위기를 풍긴다.

방감명과 투닥이면서도 잘 챙겨주는 방탁영도 많이 귀엽고, 서개빙 황제는 인성은 못됐지만 너무 섹시해서 좋았다. 특히 상탈하고 방감명이랑 백해 끊어내는 장면은 로맨스 장면 아닌데도 개설렘ㅋㅋㅋㅋ 서개빙은 고장극에서 더 멋진 것 같다.

미소가 알흠다웠던 유도씨. 양미랑 로맨스하기엔 너무 애기인 것이 흠ㅜ

사실 나는 준첩이 나온다는 소식 때문에 찾아서 본 드라마인데, 준첩이(전직 샤오거)는 불야랑 삼각관계에 불 붙다가 갑자기 휘리릭 사라진다ㅠㅠ 우리 유도 어디갔니ㅜ 애타게 찾았으나 돌아오지 않았다.

결말을 보면 시즌2가 나올 법도 한데, 캐스팅 안 바꾸고 또 나왔음 좋겠다. 감명X해시 커플 떡밥이 너무 부족하다!!! 둘이 계속 불행했으니 행복한 장면도 더 많이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쉬우니까 감명X해시 나오는 예능이라도 찾아볼테다.

 

7. 기지적상반장(机智的上半场) ★★★★☆

기지적상반장은 한드 '청춘시대'와 같은 장르의 대학 청춘물이다. 현대극치고 덜 유치하고, 내용도 꽤 재밌다.

여자 주인공들이 다 개성있고 캐릭터도 재밌는데, 남자 출연진이 많이 빈약한 편이다. 

투닥거리긴해도 적자로와 장약남 커플이 그나마 귀여웠다. 적자로의 눈에 아주 사랑이 가득해서 그거 보는 재미가 있다. 물론 장약남이 너무 예쁘기도 하다.

초반에는 엎치락 뒤치락 연애 얘기 중심이다가 중반 이후부터는 시간이 훅훅 흘러서 졸업을 앞둔 학생들의 창업의 고된 현실과 사회 초년생으로서의 힘든 시기도 다룬다. 

목석같은 남친 양정강과 함께 사업을 시작한 판샤오위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 제로부터 시작하고, 모범생 양자친은 학생 때부터 저스틴이라는 가수를 덕질하다가 덕업일치를 이룬다. 

우리 하롱롱은 기자로서 빛을 보긴 했지만, 왜 이렇게 남자복이 없는지. 주변에 다 별로인 남자들만 가득해서 아쉬웠다. 짝사랑 하는 교수님도 이랬다 저랬다 하면서 하롱롱 간보기나 하고 마음에 안 들었다. 하지만 심월은 내꺼니까 괜찮다.^^

시종일관 심월이 너무 너무 귀엽다. 특히 엄마랑 사투리 쓰면서 대화하는 장면 진짜 귀여웡><

하롱롱은 심월이 나왔던 드라마 캐릭터 중에 제일 본체랑 비슷한 느낌이기도 했고 더 편하게 연기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중간에 심월 친구로 매니저 둔둔도 깜짝 출연한다. 중국에서 대학 생활해보진 못했지만, 대학 생활의 낭만과 즐거움을 간접 체험하는 느낌이라 좋았다. 

 

8. 개단(开端) ★★★★★

시간이 많았다면 하룻밤 만에 정주행했을 것 같은 드라마다. 15화가 끝이라서 짧기도 하지만 몰입도가 굉장히 높아서 빠져드는 드라마다.

타임루프를 끝도 없이 반복하면서 버스 안에서 일어난 폭발 사건을 두 사람이 해결하는 이야기인데, 매 화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져서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고 봤다.

백경정과 <일주적붕우>의 여주인 조금맥이 나오는데, 두 사람의 케미도 좋았다. 백경정이 처음에 자기만 은근슬쩍 빠져 나가려고 온갖 술수를 쓰다가 막판에 이르러서 끝까지 여주와의 의리 지키는 부분에서 감동의 쓰나미ㅠㅠㅠㅠㅠ

그리고 고양이 수호천사 루 뭐시기 이름 긴 애 정말 웃긴다ㅋㅋㅋㅋ 별로 웃을 일이 없는 드라마인데도 그 4차원 컨셉이 너무 웃겼다.

한동안 버스만 보면 폭발이 연상될 정도로 버스 폭발 장면이 아주 아주 많이 나온다. 교통사고 CCTV 장면도 아주 적나라하게 나오고. 원래 이런 걸 잘 못 보는 편인데, 너무 많이 나오니까 조금 둔감해지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실제 거리에서도 교통사고 추돌장면(인명사고도)을 모자이크 없이 그대로 보여주는 편이다. 

드라마에선 버스 폭발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지 않기 위해 CCTV를 피해 다니고 휴대폰을 바로 꺼버리는데 너무 중국 현실 그대로 보여줘서 웃겼다.

중국은 정말 CCTV가 너무 많이 설치되어있고, 휴대폰으로 모든 걸 추적할 수 있는 나라기 때문이다. 

중국에 살고 보니 이런 장면들에 더 공감하면서 보게 된다. 진짜 현실 반영 싱크로율이 높은 드라마다.

백경정 연기를 또 한번 보고 싶어졌다. 하얀 말랑 강아지 같이 생겼는데, 은근 호락호락하지 않은 면모가 약간 '우시에'를 연상하게 한다. 도묘 시리즈에 한번 나와주면 감사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