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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는 즐거워/电视剧(중드)

노구문(老九门)

우상연습생과 노구문

 

노구문을 제외한 모든 도묘필기 시리즈(드라마)를 다 보았지만, 특별히 노구문을 볼 생각은 없었다. 방영된 지도 오래됐고(2016년 작), <도묘필기> 본편의 프리퀄이기 때문에 안 보더라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 지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시대극을 본 적도 없어서, 요즘 나오는 화려한 사극에 비해 의상이나 메이크업이 상대적으로 촌스럽게 느껴진 것도 있었다. 

그러나 우상연습생을 보고나서 돌연 장이씽이 좋아졌다. 그가 주연으로 나오는 <노구문>을 봐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사실 장이씽의 연기는 <사해>에서 잠깐 등장한 '해우신' 역할로 본 적이 있다. 그 땐 몰랐다. 그 사람이 장이씽인지😂 '장이씽=엑소의 레이' 라는 사실도 나중에 알았다. (나는야 뒷북천재)

그의 아이돌적 면모와 연기할 때의 사뭇 진지한 모습은 완전히 달라서, '쟤가 얘였어?' 하는 느낌을 줬던 것이다. 

장이씽 덕분에 보게 된 <노구문>이지만 알고보니 출연진도 화려하고, 내용도 너무나 재미났다. 

도묘 시리즈 전반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는 데도 크게 한몫했다. 와, 그 말로만 전해듣던 '장대불야' 이런 사람이었구나. 마치 실제 역사처럼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 같은 드라마였다.

지금은 왓챠에서 사라져서 아이치이에서밖에 볼 수 없지만, <노구문>은 도묘필기 시리즈라는 것을 잊고 봐도 그 자체로 훌륭한 미스터리 시대극이다.(이 장르 분명 흥할텐데 왜 국내 플랫폼에 들어와 있지 않은지 의문이다) 

<노구문2>도 나온다고 하는데,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불야는 영원하다. 노구문 시리즈 파이팅❤

 

이것은 구문의 전설, 불야의 이야기

도묘필기 시리즈에 꼭 등장하는 이름인 '장계산(장치산)' 또는 '장대불야'가 <노구문>의 주인공이다.

그는 <중계>의 11창을 건설하고 <사해>의 구통징을 설계했으며 <종극필기>와 <사해>에 나오는 '장일산'은 불야를 신처럼 모시기까지 한다. 불야를 불야라고 부르지 않고 '장계산'이라고 부르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군다.(볼드모트인가?)

도묘필기의 모든 사건 사고가 일어나는 장소에는 불야의 이름이 나오기에 불야는 대체 어떤 사람인걸까 궁금해졌다.

일제 강점 시기의 창사에는 도굴세력인 '구문(아홉 개의 가문)'이 경제적, 정치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었다.

불야는 궁기 문신을 한 동북장가의 한 사람으로서 일본인의 공격으로 아버지를 잃은 뒤 포로로 잡혀 살다 탈출하여 창사에서 자수성가한 사람이다.

그는 아주 큰 불상을 눈 깜짝할 사이에 자기 집 앞으로 옮겨놓는 신비로운 능력을 발휘하며 구문의 실세로 등극했다.

그의 신분은 군인인데, 군인으로서도 높은 직급에 있었기 때문에 전쟁 시기에 그는 창사 지역을 다스리는 역할도 도맡았다.  

어느 날 창사에 일본인들이 모두 죽은 채로 실려있는 의문스러운 열차가 도착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불야와 구문 어벤져스

불야에게는 항상 그의 곁을 따라다니며 점을 쳐주는 '치팔야'와 전통극 계승자이자 오랜 친구인 '이월홍', 그의 충직한 부하 '장일산'이 있었다. 구문의 일을 항상 논의하는 책사같은 '해구야'도 있다.

도묘필기 주인공 오사의 할아버지인 '오노구'도 조금씩 등장하긴 하지만 <노구문>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하진 않는다.

이들은 일본과 결탁하여 영생의 비밀을 캐내려는 파란눈 중국인 '구덕고'에 맞서 창사와 구문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애쓴다.

불야의 득세를 시기한 '훠선고', 이월홍의 아내인 '야터우'의 죽음으로 변심한 '천피'가 구덕고 쪽으로 붙는 바람에 구문 안에서도 파가 나뉘며 싸움이 붙고 모략과 배신이 들끓는다. 

천피의 머리 스타일은 이때까지 무난했지만...

중간에서 이용만 당하며 버려진 '천피'가 좀 안타깝긴 했지만, 그가 악한 마음을 품을수록 점점 화려해지는 그의 머리 스타일(바람돌이, 번개머리)을 볼 때면 헛웃음이 나왔다. (악당이라고 하기엔 좀 모자라 보이는 금쪽이 천피ㅋㅋ)

불야의 첫 격투신도 참 인상적이었다. 불야 혼자서 수많은 적을 때려 잡는데 야인시대 느낌의 ost와 불야의 카리스마로 마무리하는 미쟝센이 엄청 났다. 박수가 절로 나옴ㅋㅋㅋㅋ

일본에 맞서 투항하는 구문의 전쟁신은 좀 감동스럽기까지했다. 약간 어벤져스 느낌도 나고 구문의 역사를 대대로 지켜오면서 활약한 인물들도 다 멋졌다.

 

인상 깊은 캐릭터와 장면들

불야를 경외하며 선망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장일산

처음 군복을 차려입은 장일산의 모습을 봤을 때, 사해 섹시킹 장일산의 토깽이 시절을 보니 눈이 참 즐거웠다.

빵모자 쓰고 고묘를 탐험하는 모습도 귀여웠고, 치팔야와 투닥거리며 개그 케미를 뽐내는 것도 좋았다.

야터우와 이월홍의 비극적인 사랑은 슬픔을 남겼지만, 신월이와 불야의 애정 스토리는 너무나 재미났다.  

신월이가 불야 보자마자 첫눈에 반하는 장면부터 예사롭지 않겠다 싶었는데(역시 잘생김이 최고), 신월반점 경매신은 짜릿했고 적극적인 신월이의 캐릭터가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둘이 짜고서 싸우는 척 하고 방 안에서 꽁냥대는 신은 정말 어찌나 예뿌던지😊 둘이 오래오래 알콩달콩 사랑했음 좋겠당💕

신월반점 경매신 말고도 <종극필기>의 장치링(a.k.a.샤오거)이 기억을 잃고서도 찾기 위해 애쓰는 '장가고루'의 옛모습도 나온다.

<중계>만큼 삭제된 장면이 많다. 유튜브에 자막이 있는 영상을 봤더니 불야가 2명인 상태로 피를 교환하는 장면, 불야가 궁기로 변신해서 기린과 싸우는 장면 등이 삭제되었다. 

불야의 전설을 한층 더 신화처럼 부각해주는 장면들 같은데 삭제되어서 좀 아쉬웠다. (어쩐지 장가에서 나오는 장면이 너무 짧게 느껴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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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느껴지는 장난끼 넘치는 배우의 본 모습들

비하인드 신을 보여주는 영상에서는 배우들끼리 농담도 하고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 것 같아 보기 좋았다.

진위정은 불야를 연기할 때의 기품 넘치고 진지한 모습과 평소의 장난끼 넘치는 모습이 판이하게 다르다.(가수 활동을 할 땐 불야스러움이 제로여서 반전의 캐릭터를 엿볼 수있다ㅋㅋ)

구문의 예쁜 미모 담당의 이월홍 역시 야터우를 생각할 때는 정말 진지한 사랑꾼인데 역할에 대한 인터뷰할 땐 오물거리며 말하는 것이 너무 귀여웠다.

야터우 역할의 원빙연과 윤신월 역할의 조려령은 촌스러운 화장에도 불구하고 미모가 빛이 난다.

부디 <노구문2>에서도 이런 멋진 배우들을 볼 수 있었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