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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는 즐거워/电视剧(중드)

치아문난난적소시광(致我们暖暖的小时光)

내가 중드를 좋아하는 걸 아는 지인들이 가끔 "나 넷플에서 치아문 봤어"란 소리를 종종 한다. 그 소릴 반기며 한창 웃고 떠들다 보면 문득 내가 아는 '치아문'과 그 사람이 말한 '치아문'은 달랐단 걸 알아차리곤 한다.

넷플릭스에는 두 개의 '치아문'이 있다. 

내가 아는 '치아문'은 작고 귀여운 심월이 나오는 '치아문단순적소미호(致我们单纯的小美好)'였다. 이게 넷플에서는 제목이 '아름다웠던 우리에게'로 번역되어서 나왔다. 나는 계속 이걸 '치아문'이라고 불렀던 거고.

나중에 '치아문난난적소시광'이란 드라마가 새롭게 올라왔는데 사람들이 이것도 '치아문'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부제로 '우리의 따뜻했던 시절에게'라는 이름이 붙긴 했지만, 사실 그게 그거 같은건 마찬가지다.

중드가 제목이 너무 긴 탓에 사람들이 줄여 부르다 보니 '치아문'이라고 하면 어느 쪽인지 헷갈리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치아문1, 치아문2 이렇게 부르는 것 같은데. 둘을 시리즈로 묶기엔 배경이나 인물도 다르고, 더구나 이어지는 내용도 아니다. 하지만 원작 소설 작가(자오첸첸)가 같고, 전작이 반응이 좋아서 후속작이 나온 셈이니 시리즈로 묶어 보는 듯하다.

무튼, 나는 내가 알던 것과 다른 '치아문'이 뭔가 궁금해서 보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그만큼 많이 봤다는 건 분명 재미있다는 걸 테니까.

총 24부작으로 짧은 편인데, 시간이 정말 잘 간다. 정신 차리고 보면 어느새 내가 10화를 봤네, 어이구 다시 정신 차리면 20화 이제 결말이 얼마 안남았네! 이렇게 된다.(물론 중드 입문자에겐 길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ㅎ)

간단한 줄거리는 취준생인 쓰투모가 훈남 물리학도인 구웨이이와 우연히 동거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알콩달콩 러브 스토리다.

얘네의 소꿉장난 같은 연애를 보는 것이 너무 즐겁다. 우결 보는 느낌이랄까? 물론 난 이런 대학시절이 없었지만(일단 구웨이이 같은 훈남 없음) 대학시절로 돌아가고 싶고 그랬다.

구웨이이는 한눈에도 잘생겼긴 한데, 한마디로 '188cm의 코 큰 김명수(인피니트 엘)' 라고 표현할 수 있다. 게다가 똑똑하고, 착하고 배려심도 깊다. 그냥 캐릭터가 완벽 그 자체다.

푸페이는 데이트 폭력범의 싹도 보이고. 콩밥을 먹어야 한다.

반면, 서브남주 푸페이는 정말 발암요소가 가득한 캐릭터다. 단순한 겁쟁이인 건 둘째치고, 쓰투모 앞에서 센 척하는 거 정말 보기 싫었다. "내가 다 해줄게" 해놓고 나몰라라 뒷짐지다가 정작 책임은 남한테 떠넘기고. 일찍 손절해야 하는 타입의 인간이다.

쓰투모와 구웨이이한테 서로 외모 어떠냐고 은밀히 떠보기만 하다가 둘이 사귄다고 하니까 태세전환 빠르게 하는 것도 마음에 안들고. 쓰투모에게 더럽게 매달리다가 왕산이 좋아한다고 고백하니 이 기회에 짠하고 갈아타는 것도 정말 별로였다. 푸페이는 쓰투모를 좋아한 게 아니라 그냥 인기 많고 싶어서 환장한 애 같았다. 

푸페이가 빨리 쓰투모의 인생에서 꺼져주길 바랐는데, 쓰투모가 똑부러지게 거절했을 땐 정말 시원했다.

구웨이이는 푸페이와 완전 반대라 할 수 있다. 정직하고 겸손하고 친절하다. 자기 할 일만 똑부러지게 하고 무리하지 않으며 선도 안 넘는다. 얜 사실 연애 안하고도 문제없이 잘 살 수 있을 타입인 것 같기도 하다.(하지만 연애 시작하면 앞만보는 직진남)

사람을 굳이 곁에 두거나 정을 주지 않지만, 이상하게 쓰투모에게는 도움의 손길을 주고 싶어 한다. 구웨이이 나름대로 표현을 많이 하지만 쓰투모가 알아차리는 덴 조금 시간이 걸린다.

쓰투모는 <장야>의 엽홍어를 연기했던 '맹자의'도 닮았고, 배우 '이청하'도 좀 닮았다. 뤄쓰펀을 좋아하고, 광고회사에 다니고 싶어하며 열정도 많고 쾌활한 스타일이다.

밝고 긍정적이지만, 푸페이를 짝사랑한 기간이 길어서 속앓이를 오래 한다. 

푸페이에 대한 마음을 접을 때, 자신의 마음을 깨진 유리에 비유하는 거 너무 슬펐다. 강한 척 하는 애라서 아무도 없을 때 눈물 쏟는 것도 맘이 짠했고. 그걸 구웨이이가 적당한 타이밍에 읽고서 캐치해주는 것도 좋았다.

둘이 사귀고 나서 부터는 뭐 처음부터 끝까지 꿀 뚝뚝 애정신들로 가득하다.

둘이 눈이 마주칠 때마다 슬로우를 걸어서 샤랄라한 배경음이 나오는데. 허구헌날 첫눈에 반한 듯한 모먼트가 나와서 웃겼다.(심지어 같이 사는데도 자주 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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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웨이이의 훤칠한 키와 아이돌상 외모가 보면 볼 수록 눈호강하게 만들어준다. 쓰투모는 화가 나도 남편 얼굴만 보면 가라 앉을 것 같다. 제길, 많이 부럽다.

구웨이이를 연기한 린이는 99년생으로(흐윽ㅠ어리댜) 베이징 체육대학에 무용과 총고사에서 1위로 합격한 수재라고 한다. (잘생겼는데 춤까지 잘 춘단 말야?!)

아직 작품이 많은  것 같진 않은데, 치아문난난적소시광으로 인기가 제법 생겼다고 하니 앞으로가 더욱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