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너무 방만하게 살았다. 겨울이 와서 그런가. 만사가 귀찮고 번거로웠다.
지난 2주 간 웹소설에 미쳐 살았다. 퇴근하고 바로 집에 드러누워서 웹소설 e-book을 열독하기 시작해서 잠드는 순간까지 쉬지 않고 읽었다. 틈틈히 휴식을 위해 웹툰도 봤다. 역시 소설이 전개가 빠르고 좋다.
어쩌다 일찍 눈이 떠지는 아침에는 커피를 콸콸 들이부으며 눈으로는 소설을 읽었다. 이건 Overdose
온통 그놈의 소설 속 주인공들이 연애하고 헤어지고 난리굿인 감정의 혼돈 상태에 빠져있다가 출근할 시간이 되면 피폐한 정신을 붙들고 겨우 출근했다.
이와 중에 학교에 일이 없어 한가했다면 참 좋았을 것을.
학기말이 다가올수록 시험, 수행평가, 생기부, 학기말 행사 등등 일이 계속 늘어가는 마당에 남의 수업까지 빌려 추가로 몇 시간씩 수업을 하니 4시 20분이 되면 딱 윈도우 끄는 알람음이 자동재생되며 배터리가 나갔다.
다행히 총 12권짜리 소설을 다 정주행하고 나니 이제서야 숨쉴 틈이 생겼다. 봐야 할 작품이 많으니 빨리 방학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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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제로 코로나 한다던 중국이 노선을 바꾸면서 일주일 사이에 중국은 너무 다른 세상이 됐다.
전혀 준비도 안 된 채로 핵산 검사소부터 없앴다. 지역을 옮겨 다닐 때마다 번거롭게 검사했던 싱청마도 없앴다.
위험지역 표가 모두 사라지는 순간 속이 뻥 뚫릴 것 같았지만 기쁨도 잠시 이제는 주변 지역의 코로나 상황을 가늠하기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은 예상된 일이었다. 문제는 방역 정책이 그 상황을 좇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식으로 핵산 검사를 받고, 확진이 되면 일단 골치아픈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보니 알아서 자가 키트를 하고 다들 증상이 있어도 적당히 숨기게 됐다.
내가 그냥 백수거나 일반 직장에 다녔다면 그냥 그렇게 알아서 자가 방역하면 됐겠지만, 문제는 내 직장인 학교는 아직도 까다롭게 방역수칙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지금보다 지역사회 감염자가 훨씬 적을 때에도 강제로 원격수업을 하거나 출근을 못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확진자 수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초위험 상태에도 등교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시험과 성적처리 문제가 가장 시급하지만, 우리 맘대로 결정할 수도 결정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이런 상황이 너무 지리멸렬했다.
마치 코로나 대유행 초기 단계의 한국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이미 한 차례 겪어봐서 낯선 느낌은 적지만, 또 겪고 싶지는 않았던 일이기에 잊고 있던 악몽들이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제길. 얼른 중국을 벗어나는 수밖에 없다. 좀만 잘 버텨보자 연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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