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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흐름대로 쓰기/보여주는 일기

4월 16일 그리고 7주기

세월호는 내게 아직도 어두운 그림자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지만 나는 이 길고 긴 싸움의 영원한 패자인 듯하다.

그 날의 기억은 아직도 선명하다.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뛰다가 뉴스를 봤고, 곧바로 전화를 걸어 남자친구의 안부를 물었고, 집에 돌아가니 엄마가 울고 있었다.

그날 밤 아직 전해듣지 못한 선배의 소식을 생각하며 울렁거리는 기분으로 잠이 들었다.

진짜 악몽같은 시간은 그 다음부터였다.

정말로 예상하지 못한 현실이 눈 앞에 펼쳐졌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났을 무렵 내게 가장 소중했던 관계가 산산조각났다.

내가 그 슬픔에 대해 말하지 못한다는 것은 일종의 트라우마가 됐다.

때마다 갔던 안산, 화랑공원, 기억교실, 광화문, 선배의 납골당. 도처에 기억이 흩어져 있다.

기억들을 떠올릴 때면 과거의 어떤 순간이 아니라 매 시점들이 교차하며 돌고 돌았다.

4월 16일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됐다.

이맘 때는 거리에 있을 때가 제일 맘이 편했다. 그래서 혼자서 시청도 가고 광화문도 갔다. 늘 가슴 한켠에 세월호가 있었지만 가끔은 스스로를 고문해야 직성이 풀렸다.

그냥 뭐라도 하고 있다는게 위안을 줬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쏟고나면 이상하게 다시 힘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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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는 그 어떤 기억보다 살아있으며 피흘리는 아픔이다.

벌써 7년째 시간이 갔다는게 무색하다. 아마 10년이 되어도 비슷한 무게일지도 모르겠다.

삶보다 죽음이 더 내 삶에 가까이 있다는 걸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기울어진 배에도 희망을 놓지않고 가련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