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리요시의 벽(有吉の壁)을 재미나게 보고있다.
특방 형식으로 진행하다가 최근 레귤러로 전환했다. 유행어 만들기나 모노마네 퍼레이드 같은 형식의 포맷도 나쁘지 않았지만, 나는 여러 명의 게닌과 아리요시의 대결 구도로 진행되는 일반인의 벽(一般人の壁) 포맷을 가장 좋아라 한다.
콩트하는 게닌들이 잔뜩 나와서 장소와 상황에 맞는 연기를 펼치고, 아리요시가 웃음이 터지면 다음 섹션으로 넘어가는 식이다. 가키노츠카이의 웃으면 안되는 시리즈의 역버전 같은 느낌이랄까.(가키는 웃으면 맞지만, 여긴 웃겨야 살아남는다.)
짧은 콩트의 연출은 누가 어디까지 정하는지 알 수 없지만 아주 기발한 설정들(사라바 세이슌노 히카리와 시손누의 도주중 패러디)이 눈에 띄며, 평소에 재밌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게닌들의 활약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제 7세대라고 불리는 와카테 게닌들을 엄청 푸시해주고 있지만, 판을 깔아주면 오히려 부끄러워하며 뒤로 빠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물론 욘센토신은 그런 모습도 귀엽긴 하다ㅋㅋ)
의외로 팬더(パンサー) 오가타나 야스무라같은 정통 몸개그 게닌들이 활약을 할 때도 많다. 특히 팬더(パンサー)는 이 프로그램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다양한 캐릭터와 조합으로 트리오의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아리요시는 어떤 게닌이 어떤 분장을 하고 어떤 설정으로 나와도 0.1초만에 바로 그걸 캐치한다.(역시 오와라이를 사랑하는 새럼)
아리요시의 옆에서 햇살같은 웃음을 짓고 있는 사토 시오리의 진행도 깔끔한 편이다. 웃기만 하는 것도 아니고 가끔은 웃긴 설정에 동참하기도 한다.
방센(방송홍보)을 목적으로 연예인들이 우수수 나오는 모드가 아니라 아리요시를 포함해서 오와라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온갖 걸 다 시도해보는 그 발랄한 분위기가 가장 좋은 것 같다.
아메토크에서 데가와가 좋아하는 예능 프로로 아치코치 오도리(あちこちオードリー)를 소개한 적이있다. 처음엔 그냥 듣고 넘겼는데, 우연히 열어 봤다가 너무 재밌어서 쭉 정주행하게 됐다.
역시 와카바야시가 진행을 잘한다. 생각해보면 점점 재미없어졌던 시쿠지리 센세도 초반에 와카짱 때문에 열심히 봤었다.
이 프로그램이 재밌는건 오도리와 다른 게닌들의 케미가 엄청나다는 것. "방송이 허락하는 한 더 솔직한 대화를 마구마구 해보자"는 뉘앙스로 엑셀을 밟아버리는 오도리와 그 노리에 잘 타고 들어오는 재치있는 게닌들의 조합이 좋다.(PD빨인가 게스트도 빵빵한 편)
술과 요리를 대접할 것 같은 세트장이지만, 카스가는 요리를 못하는 주방장이라서(이 컨셉 너무 웃김ㅋㅋ) 요리는 대충 배달시켜 먹고, 술 없이도 즐겁게 대화를 나눈다.
이 지점이 약간 다운타운 나우랑 확실히 다르다. 사카가미 시노부와 다운타운의 조합은 확실히 재밌고, 진짜 술집에서 대화하는 듯한 솔직한 이야기도 다 좋지만 다들 너무 술고래라서 어느 시점부터는 술에 취해 힘이 달리는게 눈에 보인다.(다들 나이도 많이 드셔서 그런듯ㅠㅠ)
오도리의 전성기는 오히려 지금부터가 아닐까.
심야대로 편성이 옮겨갔지만, 오래 재밌는 프로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예전만큼 일본 예능을 열심히 챙겨보지 않는데, 요즘 유튜브에 볼 것이 훨씬 많아져서 그런 것 같다.
EXIT(イグジィット)는 본업이 유튜버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꾸준히 업데이트가 된다. 노래도 부르고, 콩트도 하고 컨텐츠도 엄청 다양한 편이다.
*참고로 EXIT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은 "EXIT Charannel" 이다.
EXIT를 눈여겨 본 지 좀 되었는데, 유튭 채널까지 구독하게 된 것은 역시 카네치카가 잘 생겨서 일까(맞다)
예전에 곳도탕에 처음 나왔을 때부터 챠라이한 외모와 만담 스타일에 비해 꽤나 진지한 태도로 살아가는 이 콤비의 분위기가 맘에 들었었다.
오와라이에 진심이라서 '게닌이라면 사생활도 좀 난잡하게 살아야지'하는 선배 게닌의 말에도 '요즘 게닌은 그러면 안 되어요.' 따박따박 받아치기도 하고. '요즘 게닌'으로서 코드가 확실하면서도 착실하고 책임감 있게 이 일을 지속하고 싶다는 야망이 멋지다.
제 7세대로 불리는 팀들 중에서 가장 색깔이 튀는 콤비지만 수명은 가장 오래갈 것 같다. 챠라이한 외모나 설정은 결국 겉 껍데기에 불과하다. 이들은 반짝 인기를 얻고 싶은게 아니라 결국 '오와라이'를 제대로 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때문에 게닌들의 랜선 만담이나 채널같은 것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추세다. 일본 방송은 채널에 따라 수위가 너무 달라서 심야 방송과 NHK 예능에서의 모습이 천차만별인데, 유튜브는 그런 제약 없이 EXIT만의 오와라이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인 것 같다.
유튜브에 돌고도는 EXIT의 만담집은 두 세번 보면 조금 질리는 감이 있었는데(약간 오리라지의 리듬네타 느낌) 카네치카를 상대로 한 돗키리나 둘이서 복작복작 거리는 것이 보면 그냥 귀엽다.
카네치카는 생긴 것만 보면 거의 아이돌이고(내눈에 안경이겠지만), 순발력이며 재치도 좋아서 MC를 해도 잘하겠다 싶은 느낌이다.
결론은 카네치카 히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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