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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흐름대로 쓰기/2022 중국생활

봉쇄-ing 그리고 방학 시작

아파트 봉쇄 8일차, 그리고 방학을 맞았다.

3일 한다던 봉쇄가 5일 더 연장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약속대로 8일이 지났지만 역시나 해제 소식은 감감하다.

봉쇄가 길어질 것을 확신한 이유는 식량 물자를 벌써 2번 배급했는데 또 배급해준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대충 원성을 입막음 하고서 매일 핵산검사, 하루 2시간 외출 허용 이렇게 조금씩 풀다가 우시 내 확진자가 0명이 될 때까지 가두어 놓을 심산인 듯하다.(상하이 봉쇄 때랑 거의 비슷한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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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말에 해야할 일이 그리 많지 않아서, 매일 원격 수업을 하면서 방학 같지만 방학은 아닌 상태였는데 오늘부터 진짜 방학이 시작되었다.   

다만 자발적 감금이 아닌 타의적 감금 신세로 앞으로 일주일을 더 나야한다는 사실이 비참하고 원통할 뿐이다. 

요즘 나는 집에서 엄청나게 에너지를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힘이 남아 돌아서, 집에서 하는 온갖 취미를 섭렵하고 있다.

게임, 저스트 댄스(춤 추기), 노래 부르기, 책 읽기, 영화/드라마/예능 보기, 요리, 밀크티 냉침 등등

가끔 옆 동에 있는 언니네에 놀러가거나(그 집에 닌텐도가 있음) 샘들을 불러서 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하긴 하지만, 모여서 '아직도 우리가 갇혀있다니. 앞으로 얼마나 갇혀야 한다니' 이런 구슬픈 얘기만 한다.

그래도 주변에 이런 얘길 나눌 사람이 있다는 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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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시의 최고 기온이 벌써 40도를 웃돌고 있다.(아직 7월인데???)

여름에 진짜 덥다더니 그 소문이 사실이었다. 낮엔 외출을 못할 정도로 햇볕이 강렬하고, 바다 근처도 아닌데 습도도 무진장 높다.

'숨을 못 쉬는 더위'에도 매일 핵산 검사를 받으러 나가야 한다. 아침마다 자가키트도 2개씩 한다.

욕하면서도 하라는 대로 하고는 있다. 매일 올라오는 몇 호 통지를 읽어도 별다른 소식이 없음에 참담해하면서.

봉쇄가 길어지자 공구 위챗방이 많이 생겨났고, 어젠 출입구 쪽에 과일장수가 와서 장사를 하기도 했다. 

나로서는 먹고 살 걱정을 해야하는 위기에 놓이지 않아서 다행이긴 한데 그밖의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살고 있는걸까, 그것이 참 궁금하다.

아직까지 배달이 가능한 가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은 가게에서 먹고 자는 것인가. 아니면 최소 식자재 배달을 위해서 출입을 허가해 주는 것인가.

중국 생활에 나름 적응이 됐다 싶으면서도 도통 이해가 안 가는 부분들이 많다. 

중국에 적응하는 데 있어서 '왜?'라는 질문은 안 하는 것이 좋다고들 한다. 비상식적이고 비합리적인 일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2022년의 여름 방학을 중국에서, 그리고 봉쇄된 채로 맞게 될 줄은 몰랐다.

여름 방학이면 부산 집에 내려가서 집에서 편히 쉬다가 가끔 바다를 보러 가는 게 좋았는데. 

이렇게 아파트 숲에 꽁꽁 갇히고 보니 바다가 그립고, 가족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