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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흐름대로 쓰기/아주 솔직한 교단일기

[아주 솔직한 교단일기] 외로움 때문에 시작한 일1

지난 글에서 주구장창 글을 썼지만, 이게 다 '외로움' 때문이다. 

나는 우선 학교 밖에서 사람들(교사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지역에서는 회복적 생활교육 연구회와 비폭력 대화 모임에 2년동안 참여했다.

학교 안에서는 '시켜서' '마지못해' 하는 일 투성이인 내가 의욕적으로 뭔갈 해보겠다고 처음 용기낸 일이었다.

비폭력 대화(Non-Violent Communication)는 기초 강의만 들어오다가 작년에는 NVC를 본격적으로 실습하자는 의미에서 소규모의 연습모임도 꾸렸다.

마셜 로젠버그의 이론은 현실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매번 느끼며 여전히 자칼의 말을 하고 산다. 하지만 NVC는 공감적 대화의 기술이 아니라 '연민'의 상태로 돌아가 마음을 들여다 보는 일이다.

화가 나거나 크게 상처를 받았거나 그런 상황에 직면했을 때, 나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를 지키는 변명을 하기에 늘 바빴다. 폭력적인 세상이 늘 나빴고, 나에게 함부로 말하는 이들을 미워했다.

나는 자기 공감이 전혀 안 되는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과 소통할 때에도 '나' 자신은 늘 간과하며 살았던 탓이다. NVC를 배우고 나서 내가 겪은 가장 큰 변화는 나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알아차리게 된 것이다. 

연습 모임에서 줄곧 내 이야기를 공감으로 들어주는 사람들 덕분에, '좋은 사람' 껍데기를 벗고 솔직한 나 자신을 사람들 앞에서 드러낼 수 있었다.

적어도 그 테두리 안에서는 내가 되고 싶은 사람으로 조금씩 성장하는 기분이 든다.

올해는 많은 선생님들이 전보내신을 쓰시는 바람에 인원이 많이 줄긴 했지만, 우리끼리 이 모임은 '종신 모임'이라고 부르면서 끈끈한 정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