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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흐름대로 쓰기/보여주는 일기

개복치의 주말

날씨가 갑자기 더워졌다.

땡볕에 체육대회를 해서 더위를 먹었다. 

주말엔 탬빵야 공연을 또 보러 갔다.

공연장이 너무 추워서 웅크린 채 탬 얼굴을 감상했다.

너무 좋았다.

친구를 만나 따뜻한 들깨칼국수를 먹었다.

친구가 살이 좀 빠진 것 같다기에 기분이 좋아졌다.

저녁에 커피를 먹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낮에는 잘 안 들어감)

요즘 반강제로 메가커피를 한 잔씩 먹고 있는데, 드릅게 맛이 없다.(커피 말고 다른 메뉴는 괜찮다곤 한다)  

귀갓길에 탬에게 프롬 메시지가 왔다. 

실시간으로 이렇게 길게 메시지를 주고받는 건 처음인데,

아니 이런 소통이 되잖아? 이런 행복은 처음이야. 띠로롱

맨날 왕허디 직방 할 때마다 어려움을 겪던 때를 떠올리면 이런 일은 기적과도 같다.

어쩌다 하나 겨우 알아들으면 중국어로 하고 싶은 말을 바로 채팅창에 쓰지도 못하고ㅠㅠ

왕허디 스케줄 소식이 떠도 검색을 잘 못해서 몇 날며칠을 속앓이 하던 일들 생각하면 괴로운데

세상 참 살기 좋아졌구나. 아름다운 세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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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자체 휴식의 날로 정했다.

전날 더위를 먹었으니까 컨디션이 좋지 못한 상태로 외출을 했다간 몸 상태가 더 나빠질 것 같아서다.

오랜만에 집 정리도 조금 하고, 책도 좀 읽고 그랬더니 시간이 잘 갔다.

정신 차려보니 5월도 중순에 접어들었다.

이제 한국에서 월급도 3개월치를 탔고, 중국 세금 환급금도 정산이 끝났고, 한국살이 적응도 서서히 되어가는 것 같기도 하다.

한국은 편리한 것이 중국보다 훨씬 많으니까. 그런 것들이 생활에 안정감을 주는 것 같다.

가끔 낯선 거리 풍경을 볼 때마다 상해에서 익숙하게 보던 풍경들이 떠오르곤 한다.

내가 이렇게 빨리 상해를 그리워하게 될 줄은 또 몰랐다.

지난날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 아니라 살았던 공간 자체에 향수를 느끼는 것 같다.

언제 또 나는 이 공간을 그리워하게 될까.

그렇게 생각하니 요즘은 큰 고민 없이 일상을 잘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엔 이런 생각을 할 여유조차 없었다.

맛있는 것을 먹고, 적당히 더위와 추위를 피하면서 그렇게 또 잘 지내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