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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흐름대로 쓰기/보여주는 일기

도파민 중독자의 일상

많은 일들이 있었으나 시간은 흘러갔다.

사실 3월 수학여행을 다녀온 뒤로 잠깐 산산이 조각나 버려서 시간이 멈춘 채로 살기도 했다.

아부지 일로 4월에 잠깐 부산에 다녀왔고,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나서 마음이 더 헐어버렸다.

쉬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여전히 일상이 버거워서 처음으로 상담을 받았다.

여전히 울지 않고 그 일에 대해서 말하기란 어려웠다.

1시간 울고 나니까 조금은 후련해졌다만. 그래서 내 삶이 더 괜찮아졌냐고 하면 아직은 아리까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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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연휴에는 대전에 가서 보고 싶은 사람들을 만났다.

하고 싶은 말들이 많아서 만나면 눈물이 터져 나올 줄 알았는데 봄바람에 휙 날아갔다.

그리운 상해 시절 얘기, 나의 부적응 얘기 등등 잔뜩 웃으며 나누고, 오랜만에 호리구치 커피도 마셨다. 크림 브륄레가 달아서 좋았다.

대전이 지척이면 좋을텐데, 매일 보던 얼굴을 두 달이 지나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조금 슬펐다.

오랜만에 부산 가서 라부부 득템

부산에 들러서 다시 고양에 돌아오는 길에는 전혀 쉬지 못했다. 

오고 가는 긴 이동 시간에 <쇼미더머니 12>를 봤다. 의외로 재밌었다.  

눈 상태가 더 안 좋아져서 안과에 갔더니 알러지성 결막염과 녹내장 검사 권유를 받았다.

의사는 꽃가루 날리는 계절이 지나야 이 고통이 나을 거라고 했다. 역시 시간이 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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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오자마자 뮤지컬 <서편제>를 관람했다.

이자람의 판소리는 10년만인 것 같은데, 여전히 감동의 울림이 크다.

요즘 <내 손끝에 너의 온도가 닿을 때> 호태X동희 커플 서사에 빠져서 허우적대다가, 원태민 배우 실물이 궁금해서 연극을 보러 갔다. 

사전 정보를 아무것도 모르고 갔는데, 현대사의 비극을 관통하는 슬픈 장총의 이야기였다.

한국어 연극도 오랜만이고 인물과 대사량이 진짜 많아서 살짝 버거운 부분도 있었지만,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잘생긴 장총탬만 열심히 좇아 보느라 바빴다. 가운데에서 나를 향해 총 쏠때 아주 짜릿했다.

01

갑자기 한국 배우가 좋아지는 바람에 이달중을 못 썼다.

여전히 내 마음은 중국밭이지만, 잠깐 마음의 방 정리가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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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서서히 바뀌는 중이지만, 여전히 춥다.

시험기간에 코트를 입고 출근하는 나를 보고 교장이 남쪽 사람이라 그런가 봐~라고 했지만, 나는 여전히 학교가 춥다.

샘들은 애들이 정들만 하면 미운짓을 한다는데, 나에게는 학교라는 공간이 그렇다. 

한 해살이 두 해살이 하다보면 금방 정은 드는데, 좀처럼 좋아지지는 않는다.

그렇게 일한 지가 9년 3개월 째에 접어들었다. 

해외 살이보다 더 힘든 한국 살이 적응 중이지만, 언젠간 시간도 내 편이 되리라.

얼마간 시간에 기대어 지내다 보면 언젠가 지금의 시름들을 잊을 날들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