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의식의 흐름대로 쓰기/2023 중국생활

다시, 중국

그렇다. 다시 중국에 왔다.

2월 출근이 명분이었지만 갑자기 한국인 대상 입국 PCR 검사가 부활한 마당에 또 무슨 변수가 생길지 몰라서 예정보다 이른 비행기를 예약했다.

주말 저녁 시간 비행기를 혼자 타기 무서워 같은 날 언니랑 입국하기로 했다. 난징에서 우시까지 거리가 멀진 않지만 캐리어를 끌고, 택시를 타고, 기차를 타고, 또 택시를 타는 여정이 힘이 들 것 같아서 미리 공항에서 집까지 가는 택시를 예약해 두었다.

준야오(길상) 항공은 예전에 한 번 탔을 때도 승무원의 복장이 인상 깊었는데, 이번에 탄 비행기는 서비스도 좋은 편이었다.(일단 비행기에서 냄새가 안 나서 좋았다.)

인천 출발 비행기라 한국인이 많을 것 같았는데, 아직 비자가 완전히 풀리지 않은 때여서 그런지 한국 사람들이 생각보다 적었다. 

일찍 비행기에 탑승했으나 내릴 때 중국인 먼저 내리고 나서 대기하다가 한국인은 따로 내렸다. 비행시간보다 대기 시간이 더 길게 느껴졌다. 속이 안 좋아서 기내식으로 준 간식은 입에도 안 댔는데, 잠도 자다말다 해서 피곤한 상태기도 했다.

빨리 내리기 위해 일부러 앞좌석을 예매했는데 그럴 필요까진 없었던 것 같다. 애초에 사람이 적으니 PCR 검사도 빠르게 진행됐다.(검사는 거의 형식적인 수준이었다. 이것마저도 3월에 없어진다고 한다.)

짐도 바로 찾고 주차장에 갔는데, 일찍 도착했다던 차가 충전한다고 다른 곳에 있어서 한참을 기다렸다. 

난징 공항에 발을 디디자마자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역경의 중국 생활을 떠올렸다. 

으악 내 발로 다시 중국에 왔다니ㅠ 당장 비행기 돌려서 부산집으로 가고 싶었다.

늦게 도착한 기사님은 뻔뻔하게도 예약 시에 설정해 둔 편도 요금의 2배를 불렀다. 그것도 말도 안 되는 금액인데, 거기에 추가 금액을 더 제시할 것처럼 굴어서 짜증이 났다. 

저녁 10시까지 실랑이가 이어지다 결국 기사님이 제시한 금액에 응하기로 했다. 다시 짐을 내리고 택시를 잡을 여유가 없었고, 늦은 밤에 무서운 일을 당할까 봐 겁나서기도 했다.

맞아, 중국이란 이런 곳이었지. 눈 뜨고도 코 수십 번 베이는 곳.

중국에 오자마자 이러니, 억울함이 또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만 같았다. 

 

일주일 내내 출근, 실화냐

집을 오랫동안 비워 둬서 걱정이었는데, 생각보다 집 상태는 멀쩡했다. 우시는 2월의 습기와 추위가 더해져 영상인데도 영하권의 서울보다 더 춥게 느껴졌다.

이미 한 차례 겪어본 추위라서 익숙했지만, 격리도 봉쇄도 없는 2월은 낯설었다.

다행스럽게도 이번에 한국에서 들어오시는 선생님들은 순조롭게 집도 구하시고 출근도 하셨다. 나는 이 맘때 격리하며 원격으로 업무 하느라 지쳐갔었는데.. 이런 생각을 지워낼 수 없었다만 상황이 좋아져서 참말로 다행이다.

내 전임 자리도 극적으로 구해져서 업무 인수인계도 했고, 새로운 학년의 담임을 맡았지만 학기 초에 해야 할 일이 작년보다 적어서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여태껏 코로나 때문에 교육국에 보고해야 하는 일 때문에 골치 아팠던 걸 생각하면 그 때가 정말 비상식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일개 교사에게 학생, 학부모의 이동경로를 다 조사하라니. 그럴 때마다 번거로운 건 둘째치고 개인 정보가 낱낱히 공개되는 것에 거부감을 크게 느꼈던 것 같다.

일주일 내내 바쁘게 업무하고, 운동 잠깐 하고, 쉬고 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이동과 여행으로 지쳤던 피로가 일상의 피로로 금방 바뀌어갔다. 

그러다 보니 갑자기 3월이 눈앞에 성큼 다가오기 시작했다. 방학도 이제 정말 조금 남았다. 남은 방학도 힘내서 더 놀아야쥐

중국에 와서 좋은 점은

한국에서 중국으로 돌아오니 왕허디는 슈퍼스타가 되어있었다.

원래도 인기는 있었지만, 창란결 이후로 급물살을 타더니 이젠 정말 명실상부 인기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듯하다.

백화점에 가도 손쉽게 왕허디 대형 광고판을 만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니, 감격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바빠진 허디가 걱정스럽기도 했다. 밥은 잘 먹고 좀 쉬기는 하니ㅠㅠ

집에 도착하자마자 타오바오로 상견니 포토북과 안무시 세트를 주문했고, 안무시 사은품으로 왕허디 달력세트를 받았다.

01

주말에 상하이에 놀러 갔다가 서점에 들렀는데, 왕허디 표지 잡지가 딱 나와 있었다. 어딜 가나 시계 광고도 하고 있고. 이번엔 치약 광고도 찍어서 치약도 샀다.(왕쯔 전동칫솔이랑 같이 쓰면 대행복시대)

012

허디가 열일해주니 몰랐던 여러 생활용품 다 수집하게 되어서 기쁘다. 이제 허디 실물만 좀 보면 행복하게 탈덕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귀요미 허디 나오는 중국판 가우스 전자 금일의가유(今日宜加油)나 보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