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흐름대로 쓰기/아주 솔직한 교단일기

온라인 개학과 등교 사이에서

슬구 2020. 4. 30. 09:22

온라인 개학을 한 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간다. 나는 슬슬 지쳐가다가 한계가 오고 있다.

개학이 두 번씩이나 미뤄지고, 온라인 개학을 맞을 무렵에는 이렇게 4월이 가버릴 줄 미처 몰랐고, 다시 무감각하게 5월을 맞고 보니 너무 하염없이 시간이 가버렸다는 생각에 뒷통수가 아리다.

학생이 없는 학교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같다. 코로나 전쟁 속에서 삐그덕대며 정처없이 길을 가는 모양새가 그러하다.

나는 그곳에서 꺼져버린 불씨처럼 힘없이 모니터만 바라보며 일한다. 갑자기 노파가 된 소피처럼 열심히 주어진 일에 매진하다가 불쑥, 외로움이 찾아온다. 

이따금씩 아이들과 소통하며 생기를 되찾을 때도 있다. 그래도 내가 녀석들의 담임인 게 얼마나 다행인지 감사함을 종종 느낀다. 

아이들과 나는 "미래에서 기다릴게"라는 말을 전하고서 다시 만나지 못한 하울과 소피같다. 다시 만나는 일이 기약 없이 미뤄질 때마다 나는 불안하고 초조했지만, '기다리는 일은 늘 그런 법이니까'하며 어른스럽게 태연한 척도 해 본다.

벌써 여름이 한 발 앞서 다가오고 있다. 공문을 기다리며 매일을 소진하는 일은 이제 지겹다.

아이들이 많이 그립고,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