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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오밍쓰의 매력(유성화원 2018 다시보기)

슬구 2019. 8. 3. 04:02

유성화원을 다시보며 다오밍쓰의 매력을 재발견하고 있다.

 

처음 이 드라마를 봤을 땐 다오밍쓰가 매력적인 남주여서가 아니라 왕허디의 얼굴이 모든 걸 납득시킨 거라 생각했다. (실제로 왕허디가 참 잘생겼고 대륙의 다이내믹한 옷과 머리 스탈에도 불구하고 다오밍쓰는 내내 잘생김을 잃지 않고 열일한다)

얼굴천재가 나타났다!! - 대륙의 얼굴천재 왕허디

산차이의 엄마 아빠는 다오밍쓰의 얼굴만 보고도 그를 환대한다. 그저 드라마 속 코믹한 설정이지만 우리집에 갑자기 왕허디가 들이닥친다면? 나라도 당장 사위삼고 싶을 것 같다ㅋㅋ

 

극 초반의 다오밍쓰는 전형적인 데이트 폭력남의 모습을 하고 있다. 자기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 산차이에게 행패를 부리거나 폭력을 행사하고 질투를 핑계로 산차이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특히 레이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서 산차이를 강제로 안고 뽀뽀하려는 신은 다시 봐도 못 참겠더라ㅠ 극 초반의 다오밍쓰는 아주 제멋대로인 폭군에 가깝다. 

 

현실 학교 선배 중에 다오밍쓰 같은 선배가 있었다면 당장 학교 폭력 신고를 해야 마땅할 일이다.(아니 대학교니까 경찰서를 가야하나) 당시 산차이에 대한 자신의 행동이 '사랑의 표현'이 아니라 '괴롭힘'에 가까운 행동이란 걸 몰랐던 바보 멍청이 다오밍쓰는 산차이에게 대차게 까이는 걸 반복한 뒤로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그토록 어려운 일이었다는 걸 부잣집 도련님인 다오밍쓰는 그제서야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다오밍쓰는 산차이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거침없이 드러내기 시작한다. 

 

왜 자신에게 거짓말을 했냐며 득달같이 화내다가도 위기의 상황에 타이밍 좋게 달려와주는 다오밍쓰

다오밍쓰 : 미안해. 늦게 와서.
산차이 : 이제 날 믿어 주는거야?
다오밍쓰 : 네가 아니라면 아닌거야.

다오밍쓰 주특기 - 사랑고백은 서슴지 않고 3초 안에 한다

산차이 : 왜 화를 내? 너 질투하니?
다오밍쓰 : 응 질투해. 왜냐면 난 널 좋아하거든.

자신과 거리를 두는 산차이를 아련하게 바라보며 엉망진창인 자신을 돌아보는 다오밍쓰

동산차이. 널 좋아해.
나도 잘 모르겠어. 너에게 왜 이렇게 집착하는지.
어디에 가든 내 눈에는 너밖에 안 보여.
내가 짜증난다는 거 알아. 하지만 난 널 끝까지 쫓아갈 거야.

 

평소같으믄 이 오글거리는 대사들에 소름이 확 끼쳤겠지만. 이런 말을 숨 쉬듯 자연스럽게 하다니. 다오밍쓰의 다듬어지지 않은 솔직함에 오히려 감탄하게 된다. "넌 내 세상의 전부야" 라던가 밑도 끝도 없이 길바닥에서 "워씨환니!!!"를 맥스로 외쳐대는 다오밍쓰를 보고 있노라면 거의 뭐 2차원의 세계에 와 있는 듯한 착각도 든다.(유성화원은 원래 만화가 원작이긴 하다)

 

반대로 산차이는 한참을 고민하고 망설이면서도 다오밍쓰가 좋아진 자신의 마음을 입밖에 내질 못한다. 내숭이 아니라 현실적인 걱정과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솔직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게 어디 쉬운 일이던가. 가볍지 않은 마음일 수록 더욱 단단히 숨기게 되는 법이다. 그런 면에서 산차이는 훨씬 현실적인 캐릭터에 가깝다.

 

다오밍쓰는 머뭇거리던 산차이의 손을 잡아주고 먼저 다가간다. 언제나 자신이 진심이란 걸 온몸으로 보여주려고 애를 쓴다. 미간을 찌푸리고 고함을 질러대던 다오밍쓰가 이렇게 변하기까지 산차이의 많은 노력과 수고가 필요했지만 그의 그런 모습이 더러 기특해 보일 때가 있다. 

 

애시당초 뭔가를 얻으려면 한 가지 이상을 포기해야하는 상황에 놓여 본 적 없는 다오밍쓰에게는 산차이와의 연애와 결혼 만큼 인생을 뒤흔들 사건은 없었을 거다. 그리고 산차이에 대한 확신은 정말 우주 최고인 것 같다. 때론 무식하고 무지한 짓도 겁나 하는 다오밍쓰지만 일면엔 사랑이 가득해서 그가 하는 행동이 밉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다오밍쓰는 허세나 가식이 없다. 자기 얼굴이 잘생긴 걸 너무 잘 알고 있으면서도 시먼이나 메이처럼 여자들의 인기로 으스대지도 않는다. 시먼이나 메이가 여자들을 자신들의 액세서리 쯤으로 생각하거나 끊임없이 산차이와의 진도를 체크하는 모습은 정말 밥맛이었다.(물론 그런 말을 할 때 아무에게도 비난받지 않는다는 것도 참ㅠㅠㅠ)

 

이리저리 말이 길었지만 결론은 직진남 다오밍쓰의 거침없는 솔직함과 산차이를 향한 일편단심은 캐릭터가 가지는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매력적인 다오밍쓰를 만든 건 산차이의 공이 컸다. 요즘같은 시대에 평강공주 바보온달 서사는 참 구지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론 시대에 동떨어진 이야기라 더 고전적인 로맨스의 완성같기도 했다.

 

드라마는 끝으로 갈수록 내용을 질질 끌다가 아주 성급한 결말에 이르고 말지만 다오밍쓰는 점점 잘생김 포텐이 상승하는 바람에 눈이 끝까지 즐거운 드라마다. 왕허디 입덕을 망설이고 있다면 주저없이 유성화원을 추천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