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없는 마음
한국에 온 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쩝
방학하자마자 칭하이&간쑤 대탐험 여행을 떠났고, 비행기 6시간 연착으로 우여곡절 끝에 부산에 왔지만 부산에 오자마자 엄마랑 싸워서 가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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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 정말 너무 피곤하다. 방학 때 쉬려 잠깐 온 한국에서 쉴 곳을 잃은 나는 친구 집을 전전하며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거나 방학메이트 쀼와 심심함을 달래기도 했다.
원래 출장 때문에 한국에 들른 거기도 해서 2박 3일 동안 교육과정 연수를 다녀왔다. 연수는 유익하기도 귀찮기도 했지만 재외 사정에 맞는 이야기를 많이 듣지 못해 아쉬웠다.
서울에 있는 동안에는 오랜만에 상견니 카페도 가고 마침 시백우 생일이라 생카도 다녀왔다. 생일추카해 물맹두백우//
몸과 마음이 불편한 채로 계속 돌아다닐 순 없어서 일단 부산집으로 돌아오긴 했다. 부산에 오자마자 한 일은 엄마 손에 이끌려 한방 다이어트 전문 한의원을 가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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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싸움의 원인은 '살이 너무 쪄서 돌아왔다'며 시비를 건 엄마 쪽에 있었지만 부산에 있는 동안만이라도 덜 불행하고 싶어서 내린 결정이었다.
건강검진 결과 여러 수치가 좋지 않게 나오기도 했고, 뭐 큰 돈 들여서 사준다는데 거부할 이유도 딱히 없었기도 했다.(어차피 실패가 예정된 다이어트니까)
문제는 한약을 먹을 때 같이 먹을 수 없는 게 너무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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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을 먹지 말고 단백질만 섭취하라는 것부터가 일단 문제적이고(일반식으로 불가능한 식단), 돼지고기, 닭고기, 해산물, 생야채 등등 내 체질상 맞지 않는 음식들이 이렇게 많았는지 처음 알았다. 여태껏 건강했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이런 식단으론 한약을 안 먹어도 살이 빠질 것 같다. 물론 나는 한약 먹기 전날까지 곱창도 먹고 마라 떡볶이도 먹고 실컷 잘 먹고 놀았기에 억울함이 덜 하기도 했는데, '맛있는 것을 먹는 즐거움'이 빠진 인생은 너무 우울하다.
규칙적으로 생활도 해야해서 방학 때 게으르게 자거나 식사를 거를 수도 없다. 정말 귀찮다. 개학하면 어차피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하지만 식단을 유지하긴 어려울 것 같다.
이제 겨우 4일차에 접어들었는데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집 없이 정처없이 떠돌고, 맛있는 걸 못 먹어 정신적으로 허기가 가득하다.
시간이 이렇게 흐른 지금에는 방학 내내 무엇인가로부터 계속 도망치고 있다는 기분마저 든다.
내년에는 어디로 가야할지 결정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1년 반이란 시간 동안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나는 어디에서든 행복할 자신은 없는 것 같다.
얼마 남지 않은 방학이지만 한국에서 즐기다가 힘내서 2학기로 달려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