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흐름대로 쓰기/2023 중국생활

행복했던 단오절 연휴

슬구 2023. 7. 1. 09:11

3박 4일 도쿄 힐링 여행

단오절 연휴에 도쿄에 다녀왔다. 매달 쿨타임이 차면 어딘가로 여행을 다니긴 했지만 이번엔 중국에 갇혀있기 싫어서(사실 연휴 인파가 너무 싫어서) 과감하게 큰돈을 주고 일본행 뱅기를 끊었다. 

코로나 때문에 일본에 안 간지도 오래됐고 아무렴 개상똥이 있으니까 더 맘 편히 의지해서 잘 놀았던 것 같다.

일본 넷플에 추억의 드라마가 많아서 IWGP, 타이거&드래곤을 볼 수 있어 좋았고, 최근에 개장한 해리포터 스튜디오에 가서 해리포터 뽕을 다시 불태웠으며, 상똥의 새 보금자리에서 하루 묵고 차를 빌려 근교 여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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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부터 서둘러 간 거였는데, 출발부터 차가 많이 밀렸다. 중간 목적지인 에노시마에 도착하니 찌는 더위 속 상점가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내가 상상했던 에노시마의 한적한 풍경과는 달랐지만 핫플에 온 것 같은 기분도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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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으로 이 지역 특산물인 시라스가 들어간 카이센동을 먹었다. 밥 먹고 근처 카페를 탐색하다가 문이 닫힌 걸 보고서 다시 산 위에 있는 전망대까지는 올라가지 않았다. 힘든 길은 깔끔하게 포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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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덥고 사람이 많았으므로 봇치더락에 나왔던 타코 센베만 먹고 내려왔다. 타코 센베는 정말 맛있었다. 시원한 쇼난 콜라랑 먹으면 꿀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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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타고 다시 유가와라 온천 마을로 넘어가서 처음으로 온천 료칸에 묵었다. 굉장히 오래된 집처럼 생겼는데, 내부에 온천도 잘 되어있고, 음식도 모두 훌륭했다. 

온천은 발 담그자마자 '역시 이게 진짜 온천'이란 생각이 들었다. 처음 맛본 가이세키도 너무 훌륭했다. 해산물과 생선 요리도 맛있었지만 밥이 정말 맛있었다ㅠ 서비스도 감동적이었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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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같던 3박 4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중국에 발 닿자마자 입국 심사하는 데서 열불이 터졌다. 

이미 해관 신고할 때 제출한 내용을 다시 손으로 쓰라더니 담당 직원이 출발지가 잘못되었다고 다시 쓰라고 화를 냈다. 아니 그냥 쓰면 되는 걸 왜 화내지? 사실 여기서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나는 왕복 항공권을 보여주며 출발지와 도착지를 다시 설명했으나 이해를 못 한 직원은 급기야 나에게 영어를 못한다며 중국어로 욕을 했다.(나도 못하지만 사실 그 직원이 영어를 더 못했다)

아마 중국어로 말하면 못 알아 들을 줄 알았나 보다. 그런 몰상식한 태도가 정말 기분이 나빴다.

일부러 고압적으로 굴면서 무례하게 대하는 그 사람 때문에 여행의 끝이 조금 씁쓸했지만 그래도 이번 여행은 꽤나 리프레시가 됐다. 

작년까지 시한부처럼 여행을 다니던 것에 비해 그냥 마음이 좀 더 여유로워진 것만 같다.

 

시험 끝, 방학이 오고 있다

나는 늘 시험기간 = 생일주간이다. 학생 때도 그랬고(대학생 때는 방학이었지만) 교사가 되어서도 늘 그랬다.

시험기간이 비교적 한가하니까 종종 샘들과 놀러 다니기도 했는데, 마침 생일까지 겹쳐서 정신없이 놀기 바빴다. 

내 나이도 점점 헷갈리고 이젠 생일이라는 것이 별로 큰 이벤트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는데 주변에서 하도 많이 축하를 해줘서 덕분에 맛있는 것도 잔뜩 먹고 과분한 선물도 많이 받았다.

내 생일을 축하받는 일은 아직도 어색하고 쑥스럽지만, 그동안 내가 만난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았구나 싶고 그 사람들의 진심 어린 마음이 전해져서 감동스럽기도 했다. 

시험이 끝나고 나니 곧 방학이 오고 있는 느낌이 스멀스멀 들기 시작한다. 

우시의 숨 막히는 더위와 습도가 한계치에 이를 때쯤 이 도시를 떠나 자유롭게 여행을 하고 있을 것을 상상해본다.

일주일 간 초원, 호수, 사막을 맘껏 구경하다 부산집으로 날아가서 발라당 쉴 것이다.

올 상반기 너무 고생한 나를 위해 찐 휴식을 선물로 주고 싶은 마음이다.  꿀 같은 휴식이 얼른 오기를.